투명할 것이라던 예산심의, 결국… '밀실·졸속심사'

투명할 것이라던 예산심의, 결국… '밀실·졸속심사'

기사승인 2018-12-02 12:00:00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기간이 종료했다. 하지만 470조5000억원에 달하는 내년도 정부 예산은 확정되지 못했다. 법정시한은 오늘(2일)까지다. 결국 여야3당 교섭단체는 예산안을 밀실에서 정치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각 당 예결위 간사가 참여하는 비공식 회의체를 가동, 밤늦은 시간까지 예산심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회의 장소와 시간, 쟁점사안 등도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 사항에 대해서는 정책위의장들이 관여하고, 필요할 경우 원내대표들도 직접 만나 논의를 함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연합뉴스는 1일 본격 가동에 들어간 회의체에서 예산심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복안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깜깜이 심사’, ‘정치적 야합’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더구나 시일도 촉박해 ‘날림’으로 처리될 공산도 크다. 회의체는 예산결산위원회 예산심사 소(小)소위원회와 동일한 형태지만, 국회 공식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속기록 등 공식적인 자료는 남겨지지 않아서다.

이와 관련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2일이 일요일이기에 3일까지가 시한이라고 보지만, 사실상 올해도 법정시한 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해 국민께 송구하다”면서 “예결소위는 어제(30일) 자정으로 임무를 다했기 때문에 오늘(1일)부터 소소위에서 예산심사 마무리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올해도 깜깜이 밀실심사, 졸속 부실심사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불가피하게 하루 이틀 늦어질지 모르지만, 더 이상 늦어지지 않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절차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7일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던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예년과 비교해 예산소위 활동 기간이 턱없이 짧았다”면서 “그럼에도 안상수 예결위원장을 비롯한 각 당 간사와 위원 여러분이 밤을 새워가면서 여기까지 끌고 온 것만으로 대단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비록 법정시한 안에 합의 처리하지 못한 우를 또 범했지만, 각 당 예결위 간사와 정책위의장이 국민 입장에서 예산을 합의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휴일이지만 촌음을 아껴 밀도 있는 집중 심사를 해야 한다. 예산이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끝까지 심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청와대에서 합의한 12가지 합의사항 가운데 선거법 문제도 들어있다. 정기국회 내에 모든 법안과 예산안을 처리해야한다”고 선거법 개정의지도 보였다.

한편, 예결위 예산소위는 30일 자정을 넘기기 3분전 정부 예산안에서 1조300억원을 삭감한 1차 감액 심사를 마치고 활동을 종료했다. 이날 심사에서의 쟁점은 통일부의 1조원대 남북협력기금과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예산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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