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의 임시 교체 선수로 뛰던 리온 윌리엄스가 이젠 DB의 백조로 거듭났다.
KBL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계약 제도를 변경했다. 기존 트라이아웃을 거친 드래프트에서 벗어나 자유 계약(FA) 제도로 규정을 변화했다.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자 하는 KBL의 선택이었다.
이에 지난 시즌 뛰던 외국인 선수 중 라건아와 애런 헤인즈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실직자 신분이 됐다.
윌리엄스도 찬바람을 면치 못했다. 지난 시즌 KT 소속으로 15.6득점 9.3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했음에도 10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구단의 선택을 받은 외인들이 부상, 기량 부족 등의 이유로 이탈하면서 윌리엄스에게도 기회가 왔다. 헤인즈가 지난 시즌 말미에 당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자 SK가 손을 내민 것이다.
윌리엄스는 SK 소속으로 10경기 동안 16득점 11.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SK의 골밑을 지탱했다. 윌리엄스의 활약 속에 SK는 6승 4패, 시즌 초반 공동 2위를 달렸다.
이후 윌리엄스는 고양 오리온에서도 대릴 먼로의 대체 외인 선수로도 3경기를 소화했다.
오리온과의 계약 종료 후 윌리엄스에게 손을 건넨 곳은 원주 DB였다. 저스틴 틸먼이 손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7주 이상의 회복 기간을 가지며 선수 교체가 불가피했다. 이상범 DB 감독은 윌리엄스를 틸먼의 완전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3차례나 유니폼을 갈아입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법 한데도 윌리엄스의 활약은 계속됐다. 윌리엄스는 DB 유니폼을 입은 11경기 동안 18.8득점 15.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DB의 골밑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DB도 윌리엄스를 만나면서 살아나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 머물던 DB는 6승 5패를 기록하며 19일 기준 6위 전주 KCC와 한 경기차로 밀린 7위에 위치했다.
국내 선수들과 윌리엄스의 조화도 엿볼 수 있다. 이타적인 윌리엄스를 만나면서 다양한 공격 전개가 가능해졌다. 킥아웃 패스에 이은 3점슛이나 2대2 플레이를 통해 차곡차곡 승수를 쌓았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 해내고 있다. 유쾌한 성격을 지닌 윌리엄스는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고 있다. 선수 연령층이 낮은 DB에 구심점을 잡아주고 있다.
지난 시즌 전 DB는 최하위 후보로 뽑혔으나 디온테 버튼, 두경민 등의 활약에 힘입어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다. 올 시즌 초반은 이들이 이탈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현재는 숨통이 트였다. 윌리엄스의 합류로 안정감을 갖춘 DB는 내친김에 중위권 도약을 노린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