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합병증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유방암학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진행한 유방암 생존자의 후기 합병증 연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학회가 발행한 2018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여성 유방암 신규 환자가 2만2468명 발생해 15년 사이 약 3.6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인구 10만 명당 발병 환자 숫자도 88.1명을 기록하는 등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조기에 유방암을 진단받는 비율도 높아졌다. 조기 유방암으로 분류할 수 있는 병기가 0기 또는 1기에 해당하는 환자가 2016년에는 전체의 절반 이상인 59.6%를 차지했다.
조기 진단이 늘어나고, 치료 방법이 발달하면서 생존율도 증가하고 있다. 학회가 유방암 등록 사업에 등록된 유방암 환자(2001년~2012년, 수술 환자 대상) 10만9988명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생존 및 사망 여부를 추적한 결과, 5년 전체생존율이 91.2%, 10년 전체생존율이 84.8%에 이르렀다.
병기가 0기나 1기인 환자의 생존율은 더 높았다. 0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8.3%였으며, 10년 생존율은 95.4%였다. 1기 환자도 5년 생존율이 96.6%, 10년 생존율이 92.7%에 달했다. 반면, 전신 전이가 있는 4기 환자는 34%의 생존율을 보이는 등 병기가 진행될수록 예후가 좋지 않았다.
조기 진단 비율과 생존율이 높은 만큼 유방암 생존자의 합병증 관리 등 삶의 질 유지에도 관심도 커졌다. 한국유방암학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공동으로 진행한 ‘유방암 생존자의 후기 합병증 연구’ 결과를 보면, 유방암 환자 (91,227명)를 무병 대조군(273,681명)과 짝짓기 비교했을 때, 심부전 발생 비율이 약 1.5배 더 높았다. 실제 유방암 환자에서 합병증 위험이 건강한 대조군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나이가 증가할수록 심부전 발생 비율이 높아졌지만, 고령이 심장 질환 위험 인자 중 하나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런 추세는 젊은 층에서 더 도드라졌다. 전체 생존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50세 미만의 젊은 유방암 환자군이 대조군에 비해 심부전 위험이 2.9 배 높았다.
유방암으로 말미암은 좌절과 우려로 심리적인 문제를 겪는 일도 흔했다.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2007년에서 2014년까지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환자(12만4381명) 중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을 동반한 환자가 5명 중 1명꼴이나 됐다. (19.8%/2만4587명) 불안장애를 동반하는 일이 가장 흔했고(10.9%/1만3525명),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동시에 겪는 환자도 다수였다. (2.6%/3194명) 50세 미만의 젊은 환자나 동반 질환이 2가지 이상인 경우 또는 수술 후 보조 요법 을 받으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을 확률이 더 높았다.
우울증, 불안장애를 동반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치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반대로 우울증 치료를 시행하면 치료 성적이 향상되는 양상을 보여 유방암 환자의 우울증, 불안장애 동반 여부에 대한 진단과 적극적 치료가 중요하다는 결과를 밝혀냈다.
한국유방암학회 노우철 이사장(원자력병원장)은 “조기 검진과 치료법의 발달로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이 점점 증가해 장기 생존자의 건강 유지와 심리적 문제 해결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암이 전이되거나 재발하지 않더라도 동반 질환이 생기면 치료와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평소 건강에 신경을 쓰고, 이상이 생기면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