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 영상콘텐츠의 인기와 영향력이 커지면서 최근 의료계에서도 유튜브를 통해 진료실 밖 소통을 꾀하는 의사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특히 의학회나 의사단체 등이 의학적 전문성과 공신력을 내세워 차별화한 콘텐츠들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기존 공개건강강좌나 언론을 통해 의학정보를 알리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다.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지난달 21일부터 유튜브와 팟캐스트에 '그 암이 알고 싶다'라는 콘텐츠를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 4명이 모여 전문분야인 ‘항암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오해하기 쉬운 건강상식을 바로잡고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궁금증을 해소해 암치료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는 것이 목표다.
이상철 학회 홍보위원회 간사(순천향대 천안병원)는 "미디어에 암에 대한 콘텐츠가 많지만 대개 지엽적인 내용이거나 전문성보다는 흥미위주로만 다뤄져 치료를 앞둔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는 많지 않았다"며 "학회가 나서서 올바른 정보를 알릴 필요가 있었고, 입원 중에 유튜브를 보시는 어르신들이나 보호자분들도 많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같은 설명을 계속 반복하기도 한다. 콘텐츠를 통해서 치료 이해도나 소통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도 지난달 중순 유튜브에 ‘비뇨의학과 TV'채널을 열었다. '알쓸신비(알고보면 쓸모있는 신뢰할만한 비뇨의학 상식)'을 모토로 과민성방광 등 배뇨질환 중심의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학회 회원들이 직접 기획, 영상 등 제반사항들을 담당한다.
학회 산하 동영상 제작단장인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60세 이상 절반가량이 과민성 방광 등 배뇨질환을 앓고 있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라 여겨 치료받지 않고 참고 지내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이 분들에게 제대로 된 의학정보를 재미있게 알리기 위한 활동”이라고 소개했다.
의학계의 표준화된 치료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의사마다 경험이나 각자소견에 따라 치료 경향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학회는 그중 가장 중립적이고 표준화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27일 유튜브 채널 '닥터in'을 공개했다. 운영을 위한 미디어팀을 꾸리고, 아나운서를 채용하는 등 협회 중점사업으로 관심을 쏟고 있다.
얼마 전 타미플루의 ‘환각’부작용이 논란이 되자 곧바로 이재갑 의협 신종감염병대응 TFT 위원장(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섭외해 타미플루 복용 주의사항을 알리기도 했다. 전문가 집단으로서 신뢰할 수 있는 대국민 소통채널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박종혁 의사협회 대변인은 “대국민 소통은 아무리 많이 해도 부족함을 느낀다. 유튜브가 강력한 소통채널로 부상한 만큼 협회에서도 6개월 정도 준비과정을 거쳐 최근 닥터in 채널을 킥오프했다”며 “두 달 전부터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해서 최근에는 매일 뉴스브리핑, 의학정보등 콘텐츠를 게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일본의사협회의 경우 큰 사건이 일어나면 의협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국민들의 신뢰도가 높다. 우리도 유튜브 채널을 의학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집단으로서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에 신뢰받는 정론으로 자리잡게하는 것이 목표”라며 “전문가단체이니 여느 언론보다 전문가 섭외가 쉽다. 앞으로 의학적인 이슈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