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묵인한 혐의와 국가정보원을 통한 불법사찰 혐의로 각각 기소돼 재판 중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3일 새벽 법정 구속기한 만료로 384일만에 석방됐다. 이에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진보적 성향을 띤 정당들은 검찰의 추가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법원의 판단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일체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바른미래당만이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과 불법사찰의 핵심으로 지목돼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을 1년 만에 석방한 것은 국민 정서에 분명히 반하는 일”이라며 재판부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가뜩이나 박근혜 정부 당시 사법부의 재판거래와 사법농단에 대한 국민 불신이 깊은데, 1심에서 4년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을 구속만기를 이유로 석방하는 것을 보니 적폐청산마저 후퇴하는 것 아닌지 우려가 앞선다”고 비평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는 심지어 “국민들의 압력 끝에 구속됐지만 또 풀려나게 됐다. 대한민국 법체계를 멋대로 유린했던 법비가 대명천지를 다시 거닐게 됐다. 법치가 이리도 공허하단 말이냐”면서 “벌을 내려야할 사법체계가 그를 보호하기 바쁘다”고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법적 절차에 따라 석방된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며 우병우 전 수석을 애국열사로 포장하는 일부 집단의 행동에 옅은 미소로 화답한 그의 행동에 대해서만 문제 삼았다.
한편,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우 전 수석의 석방소식에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등을 통해 “구속기한 만료로 우병우가 석방됐다. 두고봐라. 박근혜도 구속만기로 풀려날 것”이라고 개탄 섞인 말을 남겼다.
여기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두환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만약 전두환이 아버지면 할아버지는 박정희, 누나는 박근혜”라며 “이순자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아버지를 전두환 만들고, 우병우는 나오고, MB 항소심 첫날부터 웃긴다”고 덧붙였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