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내 폭행방지, 범사회적 논의기구 만들어지나

병원 내 폭행방지, 범사회적 논의기구 만들어지나

강북삼성병원 故임세원 교수 애도물결 속 醫-政, ‘안전진료TF’ 구성에 합의

기사승인 2019-01-04 07:00:00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늦은 시간까지 진료를 이어가다 과거 담당했던 환자의 칼부림에 유명을 달리한 故임세원 교수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낙연 총리를 비롯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정관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이어 환자뿐 아니라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안전 또한 보장돼야한다는데 입을 모으며 지금까지 추진해온 그리고 이행됐던 처벌강화 위주의 사후적 대책에 더해 불행한 사건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대표는 3일 오전 임 교수 조문에 다녀온 직후 의료계 인사들이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화합과 소통을 강조한 ‘2019년도 의료계 하례식’에 참여해 “그간 사회가 환자의 안전성 보장에 많은 관심을 가졌디만 정작 의료인에 대해서는 덜 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의료제도가 의료인의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완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 흉기를 갖고 들어가는 것은 막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바른미래당과 국회가 의료인의 안전강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며 “그 안에 수가정상화 문제가 같이 딸려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가 제대로 펼쳐질 수 있도록 부족했던 제도적 뒷받침을, 의료인의 오랜 숙원을 해결해나가도록 힘을 합쳐나가자”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은 이날 하례식에서 “이번 사건으로 진료현장에서 의사가 죽었다. 흉기 때문이다.. 만약 흉기가 아닌 사재폭탄이나 화염병이었으면 또 어떻게 됐겠느냐”면서 “정부에서만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무위원, 경찰, 의료계 등이 예방을 위해 종합적인 내용을 큰 목표로 삼아 의료진 안전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외에도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 더불어민주당 전혜숙·남인순·정춘숙·윤일규 의원,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 등 하례식에 참석한 정치인들은 안타까움에 잠긴 의료계를 위로하며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함께 고민하자는 뜻을 전했다.

빈소를 찾은 이낙연 총리 또한 “임 교수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는 치료대로 하되 이런 일은 다시 생기지 않도록 보건복지부, 정신의학회(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과 태스크포스팀(TFT, 대책반)를 꾸려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실제 이날 오전 8시경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한 자리에 모여 안전한 진료환경과 문화정착을 위한 TF(안전진료TF) 구성에 합의하고, 나아가 기재부·행안부·법무부 등 정부 관련부터를 비롯해 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를 아우르는 ‘범사회적기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다리역할을 하기로 했다.

특히 응급실, 정신과 만이 아닌 모든 진료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도록 폭력실태의 현황을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그 일환으로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위해 각계가 고민하는 방향과 의견을 정리해 다음 회의가 열리는 16일 공유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임세원 교수 빈소에 장관과 차관이 방문해 의료계 의견을 경청하고 향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데 공감했다”며 “그 연장선에서 TF를 구성한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을 의논할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의료기관 내 의료인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됐던 만큼 의견을 듣고 수렴하겠다”고 전했다.

의사협회 방상혁 상근부회장 또한 “자신이 사고를 당하면서도 다른 의료인들의 안전을 챙기느라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전체 의료기관이 안전한 공간으로 거듭나야한다”며 “TF가 산파가 돼 범사회적 기구를 구성하고 이들이 임 교수의 뜻을 잘 받들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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