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서지윤 간호사의 죽음은 명백한 구조적 타살이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이하 간호사회)는 15일 오후 성명을 내고 “직장 내 괴롭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지난 5일 서울 시립 서울의료원 서지윤간호사가 5년 동안 병동에서 일하다 행정부서로 전과한지 12일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간호사회는 “故 서지윤 간호사의 죽음은 단순한 자살이 아니다. 행정부서 전과 후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심지어 직장 내 괴롭힘의 정황도 있었다”며 “병원은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책임이 있지만 그 책임을 다하지 않고 이런 문제들을 방임했다”고 비판했다.
또 “병동의 업무와 행정의 업무는 너무나 다르다. 특히 행정에 대한 업무는 간호학생 때도 제대로 배울 수 없는 것으로, 아무리 경력자라고 하더라도 신규 간호사처럼 제대로 교육받지 않았다면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간호사회는 “2018년 2월 15일 故 박선욱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약 1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 정부와 간호협회는 무엇을 했느냐”며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효성 있는 정책은 내놓지 않는 반면, 간호대 정원과 편입학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간호사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없는 환경에서 간호사의 수만 늘리는 정책은 간호사를 일회용품으로 밖에 보지 않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또 “대한간호협회가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하루하루 버티는 것도 힘든 간호사들에게 ‘행복한 간호사, 건강한 국민’이라는 이름의 뱃지 달기 캠페인을 만들어 인증샷을 찍게 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국의 간호사 · 간호학생들이 이제는 침묵을 깨고 부당한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내어 움직여야 할 때”라며 “ 각자의 위치에서 가능한 일들부터 목소리를 내주시고 행동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간호사회는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 ▲정부는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방안을 시급히 마련할 것 ▲대한간호협회는 소극적인 대응을 넘어 더 이상 간호사가 죽지 않도록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요구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