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중 1명이라도 근시를 갖고 있다면 자녀의 눈 건강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임동희 교수와 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과 임현우 교수 연구팀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진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부모 중 근시가 있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녀의 근시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연구팀이 해당기간 2344가구에서 5~18세 소아청소년 3862명과 부모의 시력을 종합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부모 둘 모두 근시일 경우 그 위험성이 더 커지며 부모의 근시 정도가 심할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욱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조사대상인 전체 소아청소년 중 근시를 갖고 있는 아이는 2495명으로 전체의 64.6%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마이너스 0.5D(디옵터) 이하의 경도 근시가 1553명, -3.0D 이하 중등도 근시가 734명, -6.0D 이하 고도 근시가 208명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이를 다시 부모의 근시정도와 비교했다. 그에 따르면 부모 모두 근시가 없을 경우(> -0.5D) 자녀의 근시비율은 57.4%으로 평균을 밑돌았다. 하지만, 부모가 근시가 있는 경우 자녀의 근시비율은 68.2%로 평균을 넘어섰다. 부모가 시력이 가장 나쁜 고도 근시(-6.0D 이하)에 해당하면 자녀의 근시비율은 87.5%에 달했다.
자녀의 근시 유병률 또한 같은 양상을 보였다. 부모 중 한 명만 -0.5D 이하라도 1.17배 높았다. 부모 둘 모두 -0.5D 이하면 1.34배로 높아졌다. -6.0D 이하 고도 근시일 경우에는 부모의 근시 정도에 따라 적게는 1.46배에서 많게는 11.41배까지 치솟았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소아청소년의 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 성별, 비만도 등 다른 요인을 감안해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 나온 결과”라며 “부모의 근시와 자녀의 근시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된 셈”이라고 전했다.
이어 “근시인 부모가 관련 유전적 소인을 자녀세대에 물려주게 되고, 근시의 발병과 진행을 부추길만한 주변 환경이 더해지면 근시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며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자녀에게 근시가 나타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근시 정도가 심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 등 시력을 해칠만한 환경을 피하고 정기검진 등을 통해 안구의 변형과 시력의 변화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권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