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온산공단에 있는 국내 굴지의 비철금속 전문업체인 고려아연에서 2~3년 만에 안전 불감증과 화재 등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되풀이 되고 있다.
2년6개월여 전에는 황산유출사고와 관련해 회사측이 대국민 사과까지 발표했지만, 약속했던 '종합 안전 개선책'이 시행되는지조차 의문시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18일 오후 2시33분께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협력업체 근로자 A씨(58)가 사다리차량 작업중 굴뚝으로 접근하다 40m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다. 울주경찰서는 이번 사고와 관련, 공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안전 수칙 위반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를 비롯해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각종 사고의 주요 원인은 안전 불감증 때문이다.
지난해 11월24일에는 새벽 1시36분께 화재가 발생, 집진기 필터를 태워 220만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집진기는 아연을 제련하면서 발생하는 분진과 찌꺼기를 분말로 만들어 걸러주는 장치다.
앞서 2016년 6월28일에는 설비 보수공사 중 황산 누출로 협력업체 근로자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화상을 입었다. 당시 이 사고로 인해 고려아연 법인과 임직원 등 7명, 협력업체 법인과 임직원 등 4명이 산업안전보건법·화학법 위반혐의로 기소돼 모두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았다.
당시 회사는 "동료들이 큰 부상을 입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조사결과에 대해 어떤 책임도 감수하겠다. 향후 안전분야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종합적인 안전 쇄신책을 강구하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황산 유출사고가 있은 지 3개월여 만인 같은해 10월7일 울주군 온산읍 대정리 고려아연 1공장에서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고려아연에는 2010년대 들어 해를 거르지 않을 만큼 화재 및 폭발사고가 빈발하다.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중대산업사고 발생 사업장 명단에도 고려아연은 어김없이 포함됐다.
울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