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만성통증, 획기적 치료법 나와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만성통증, 획기적 치료법 나와

기사승인 2019-01-21 14:00:04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나타나는 극심한 통증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나왔다. 중추신경계에 약물을 투여해 통증을 다스리니 감정 및 우울증 수치까지 향상됐다.

인구 고령화와 생활 방식의 서구화로 무릎 퇴행성관절염이 증가하여, 우리나라에서 한 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가 8만 명에 이르고 있다. 

대부분 환자는 수술을 받고 재활이 끝나면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에서 해방된다. 하지만 통증에 예민한 일부 환자는 수술 후 기능 평가나 영상의학적 소견이 정상임에도 만성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심한 통증이 예상되는 환자를 수술 전 선별하고, 맞춤형 통증관리로 환자의 수술 후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획기적인 통증 완화 기법이 개발되어 국제학술지에 발표되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인용· 성바오로병원 고인준 정형외과 교수팀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위해 내원한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중추신경 감작검사를 시행 후 중추신경이 감작된 것으로 선별된 8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통증의 대표적인 이유중의 하나가 장기간 퇴행성 관절염을 앓아 무릎 통증으로 중추신경계가 감작(sensitization), 즉 통증에 예민해진 것이다. 이로 인해 통증이 아닌 감각도 통증으로 느끼거나 약한 통증도 강한 통증으로 증폭되어 느끼게 된다. 

환자를 약물투여군과 비투여군으로 무작위 배정한 뒤 약물투여군에서는 중추신경계의 하행 통증 경로에 작용하는 약물(둘록세틴; duloxetine)을 수술 후 6주간 투여하였고 비투여군은 투여하지 않았으며 모든 환자를 수술 후 3개월까지 추적 관찰하였다.

그 결과 약물 투여군이 비투여군에 비하여 수술 2주후부터 통증 완화는 물론 신체적 기능회복, 감정 및 우울증 수치까지 향상되어 모두 현저히 우수하였고 약물 부작용의 빈도는 차이가 없었다.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은 무릎 퇴행성 관절염 말기 단계에서 마지막 치료로 적용할 수 있는 수술로 손상된 관절을 제거한 뒤 특수 금속과 플라스틱 재질로 된 인공 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의학과 의공학이 발전함에 따라 과거에 비하여 인공 관절의 수명과 기능은 눈부시게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힘든 수술을 마쳤음에도 심한 통증이 계속되면 환자와 환자 가족들 및 의료진을 더욱 안타깝게 한다.

성바오로병원 고인준 교수는 "중추신경이 감작된 환자에서 극심한 통증의 이유는 중추신경계의 통각 인지 (perception) 과정의 잘못으로 기인된 것이기 때문에 말초의 수술 부위 통증 완화 기법만으로는 그 효과가 제한적인데, 이 경우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통각 인지 과정을 바르게 해 줄 수 있는 약물이 동시에 투여되어야 만 효과적으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무릎 퇴행성관절염으로 인공 관절 치환술을 앞둔 환자의 20~30%의 환자들이 중추신경 감작증이 동반되어 있어 수술 전 미리 선별하여 본 약물을 투여하면 효과적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성모병원 인용 교수는 "무릎의 퇴행성관절염 환자에서 본 약물의 진통 효과는 입증된 바 있지만,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후 통증 조절 효과에 대한 기존 연구의 결과들이 상반되어 그 효과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고, 기존의 연구는 중추신경 감작여부와 관계없이 약물을 투여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약물 투여 대상을 중추신경계가 감작된 통증에 예민한 환자로 선별하여, 그 효과가 극대화되었다“고 연구결과를 설명했다.

이어 “수술 전 통증의 예민도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 본 약물을 적절히 투여한다면 중추신경 감작환자의 수술 후 통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며 의학적으로 통증의 원인 규명이 어려운 경우에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018년 미국 정형외과학회에서 발표된 바 있으며, 세계 최고 정형외과 학술지인 미국 정형외과학회지 (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American volume, 5년 Impact factor: 6.416) 신년호에 게재됐다.

특히 학술지 한 호에 한 편만 채택되는 ‘Editor's Choice'에 선정되어 최고 편집자의 호평을 받았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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