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면세업계가 중국의 인플루언서 ‘왕홍'(網紅)을 내세워 현지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왕홍이 수백만명에서 수천만명에 이르는 구독자로 최근 중국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파피장’이라는 왕홍은 무려 3000만명에 달하는 웨이보 구독자를 가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왕홍 초청 라이브 방송에서 조회수 3000만회를 돌파하며 높은 홍보 효과를 거뒀다.
이어 신라면세점은 지난 23일과 24일에도 왕홍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공을 들였다. ‘마펑워’, ‘씨트립’, ‘투뉴’ 등 중국 유명 커뮤니티의 여행 전문 왕홍이 서울점에 방문해 서울 여행 쇼핑 코스로 신라면세점을 소개하고 춘제 혜택과 프로모션을 안내했다. 신라면세점은 여행, 뷰티, 패션 전문 왕홍을 꾸준히 초청해 방송을 진행하며 면세점의 혜택, 이벤트, 단독 판매 상품 등을 알리고 있다.
면세점이 이처럼 왕홍 마케팅에 힘을 쏟는 것은 이유가 있다. 일명 ‘짝퉁’으로 기업 신뢰도가 낮은 중국에선, 오히려 입소문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탓이다. 이에 다수의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왕홍의 영향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롯데면세점도 지난달 8일 월드타워점에서 왕홍 100명을 위한 부스를 마련해주고 20시간 연속으로 한국 화장품을 소개하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50개의 부스에서 한국 화장품들을 직접 사용하면서 각자의 SNS 채널을 통해 생중계로 소개했다. 이들의 팔로워 수를 합치면 2억1000만명에 달했다. 수천만의 팔로워가 당시 ‘왕홍’ 라이브 방송을 시청했다. 롯데면세점은 국산 화장품의 인지도 제고와 함께 월드타워점의 홍보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왕홍 라이브 방송은 수천만의 외국인이 간접적으로 월드타워점과 국산 화장품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라며 "국산 브랜드들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마련해 ‘케이-뷰티’의 판로를 개척하는 역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첫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지난 11월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에서 중국 파워블로거인 왕홍 3명을 초청해 쇼핑 버라이어티쇼 ‘인기왕홍 쇼핑배틀’을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한 왕홍은 패션·뷰티에 특화된 ‘아키묘미’, ‘링팅위’, ‘천TK’로, 이들이 보유한 팔로워을 합하면 1700만명이다. 이들은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해당 점포의 '인기상품 베스트5'를 찾는 쇼핑 버라이어티쇼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가품에 민감한 중국인이 자기가 좋아하거나 친근감을 가진 왕홍이 물건을 추천하면 신뢰가 가고, 사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라며 “중국 온라인 쇼핑의 주 소비층이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80~90년 대생 ‘빠링허우’·‘지우링허우’라는 점도 왕홍 영향력이 커지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