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한국적 관행 맞설 포스트 윤한덕이 없다”

이국종, “한국적 관행 맞설 포스트 윤한덕이 없다”

故윤한덕 센터장의 공백에 대한 아쉬움 토로… 24시간 닥터헬기 도입에도 차질?

기사승인 2019-02-08 14:19:02

4일 직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故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빈자리가 커 보인다. 응급의료, 중증외상 분야의 앞날에도 먹구름이 끼는 듯하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북권역외상센터장은 8일 YTN라디오 ‘수도권 투데이’에 출연해 윤 센터장을 ‘응급의료, 중증외상 체계 최후의 보루’라고 추억하며 그에 대한 상실감과 응급의료체계의 앞날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특히 닥터헬기 등 응급환자 이송과정에서의 항공의료분야를 함께 만들어가며 어렵게 한 발짝씩 때왔던 동지이자 전우를 잃은 느낌이며 작고한 윤 센터장과 같이 소명의식이 강하고 자기 인생을 던져 매진할 인물이 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헬리콥터를 이용한 항공이송, 병원 전단계가 우리는 가장 취약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 관심을 갖고 들어주는 이들은 없었다”면서 “윤 센터장이 유일하게 거기에 관심을 갖고 도입에 애를 많이 썼다”고 털어놨다.

24시간 운영가능한 닥터헬기 도입사업과 관련 “지금 닥터헬기들은 주간에만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만 운행한다. 세계적인 패턴과는 맞지 않다. 걸려있는 난제가 1~2개가 아니다. 헬기 탑승 문제만 해도 거의 좌초 직전까지 갔었다. 아직 시작도 못했다”면서 관행이라 불리는 현실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어 “정부나 기존의 업체, 의료계에서 하던 대로 그냥 주간만 하자는 등의 저항이 어마어마하게 셌다”며 “윤 선생이 중간에서 다 맞아가며 조정해 한 발짝 한 발짝 간신히 가고 있었다. 그걸 해줄 이가 없어졌다. 윤한덕 선생의 공백이 말도 못하게 크게 느껴진다”고 한숨지었다.

여기에 이 교수는 “윤 센터장을 소명의식이 굉장히 강하고, 한국의료계를 통틀어 자기 인생을 다 던져 매진한 거의 유일한 사람”이라면서, 고전적인 의사들의 방식이며 이미 흘러간, 현대사회의 분위기와는 전혀 맞지 않는 방식이라고 말해 윤 센터장의 공백을 메울만한 인물이 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 교수는 현행 17개소로 운영되는 외상센터 체계도 갈아엎어야 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지금의 체계로는 센터들을 제대로 운영하거나 지원하지 못할뿐더러 그로 인한 인력의 공백 등으로 인한 환자의 피해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그는 “당초 저희(윤 센터장과 이 교수 등)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라 설계한 방식이 아니다. 선택과 집중을 하게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대형 센터를 전국적으로 6개 정도만 설치하고, 나머지는 하위 레벨의 외상센터로 차별화해나가려고 했다”며 “어떤 정치적 고려나 지역적 고려가 아닌 원칙에 따라 완전히 초기 디자인으로 다시 설계해야한다”고 말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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