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평 남짓한 공간에서 11만 공인중개사의 생명을 다루고 있다”
“다시 날짜를 정하라. 누구를 위한 공청회냐”
8일 공인중개사들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한 ‘온라인 부동산 허위매물 근절 입법 공청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주최 측과 갈등을 빚었다. 이에 따라 공청회는 다소 지연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10월 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에 대한 정부와 업계, 소비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중개대상물에 대한 부당 광고 금지 ▲소비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정보 명시 ▲민간 수행 중개대상물 모니터링 강화 방안 마련 등이다.
토론에는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온라인 부동산 중개 사이트, 학계, 소비자, 시민단체 관계자가 참여했다.
갈등은 1부 한국소비자원과 입법정책연구원의 발표가 끝난 뒤 2부 토론을 앞둔 휴게시간에 빚어졌다.
한 공인중개사는 직방 등 부동산 중개업체 관계자들을 향해 “당신들 때문에 욕을 얼마나 먹는데 무슨 낯짝으로 여기에 와 있느냐”라며 “공인중개사법 개정이라 했으면 가장 중요한 중개사들이 와야지 당신들이 앉아 있는 이유가 뭐냐”고 언성을 높였다.
2부 토론이 시작되자 불만의 목소리는 더 터져 나왔다. 이에 토론은 지연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한 공인중개사가 “공청회를 연기하라”고 말하자 여러 곳에서 이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해당 공인중개사는 “공청회라 했으면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장소에서 해야지 이렇게 협소한 장소에서 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 지금 여기 들어오지 못한 중개사들이 이밖에 수두룩하다”라며 “당장 의자를 갖다놓던지 넓은 장소에서 다시 개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20평 남짓한 공간에서 11만 공인중개사의 생명을 다루고 있다”며 “공인중개사협회와 사전 협의가 이뤄졌어야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공청회라 하면 여러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이건 불평등하고 말이 안 되는 공청회다”라며 “국민이 없는데 법을 개정 하는 게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홍근 의원은 “토론 진행을 방해하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이따가 질의시간에 하길 부탁한다”며 “오늘 토론 후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추후 추가적으로 공청회를 열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어 “장소가 협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는 예상 시간보다 다소 지연된 상태로 다시 재개됐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