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자가 ‘눈이 부시게’로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김혜자가 이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의 이름은 ‘김혜자’. 25세에서 하루아침에 70대 노인이 되는 인물이다. 제작진은 이와 같은 설정을 통해 시간의 의미를 다시 그려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11일 오후 2시 서울 국제금융로 콘래드호텔에서 JTBC 월화극 ‘눈이 부시게’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혜자, 한지민, 남주혁, 손호준, 김가은과 연출을 맡은 김석윤 PD가 참석해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눈이 부시게’는 기획 단계부터 배우 김혜자를 염두에 두고 쓴 드라마다. ‘청담동 살아요’로 김혜자와 호흡을 맞췄던 김석윤 PD와 이남규·김수진 작가가 다시 한번 뭉쳤다. 김석윤 PD는 주인공 이름이 혜자인 이유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김혜자를 대표로 내세워 시청자에게 더 큰 감흥을 주고 싶었다”고 귀띔했다.
혜자 역을 맡은 것은 두 명의 배우다. ‘눈이 부시게’는 배우 김혜자와 한지민이 한 역할을 연기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눈길을 끌었다. 배우 한지민은 25세의 혜자를 연기하고, 김혜자는 70대의 몸으로 변한 혜자를 연기한다.
제작발표회에서 김혜자는 ‘눈이 부시게’를 “생전 처음 경험해보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기존의 어떤 드라마와도 비슷하지 않다는 것이 김혜자의 설명이다. 김혜자는 “새로운 면이 많은 작품이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극 중 김혜자로 일생을 살아 본 기분이다. 작품은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시청자도 ‘눈이 부시게’의 혜자를 통해 자신의 일생을 돌아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2인1역으로 김혜자와 호흡을 맞춘 한지민은 “작품을 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가 김혜자 선생님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짧게 등장하는 역할이지만, 선생님의 젊은 모습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었다”면서 “더욱이 선생님의 본명을 역할 이름으로 쓸 수 있어서 저에게는 꿈같은 시간이었다”고 작품 참여 소감을 전했다.
두 배우는 혜자를 연기하기 위해 서로의 습관이나 버릇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한지민은 대본 연습 때 본 김혜자의 손동작 등을 역할에 녹여내려 노력했고, 김혜자 또한 김석윤 PD를 통해 한지민의 버릇을 동작에 참고했다.
김 PD는 “우리 드라마는 시간 이탈 로맨스를 표방한다. 25세의 사람이 70대가 되어서 벌어지는 문화 충격 등이 주된 내용”이라면서 “우리 모두가 나이를 먹는 숙명 안에 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젊은 사람들은 나이 드는 것에 관해, 나이 든 사람은 살아 온 날들에 관해 생각해 봤으면 한다. 특히 젊은층이 많이 시청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무기력한 기자 지망생 이준하 역을 맡아 김혜자, 한지민과 호흡을 선보이는 남주혁은 “저와 극 중 이준하가 닮은 점이 많아 편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혜자의 오빠 김영수를 연기한 손호준은 한지민을 비롯해 김혜자와 현실적인 남매 호흡을 맞춰 웃음을 전한다.
‘눈이 부시게’는 총 12부작으로 11일 오후 9시30분 첫 방송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