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에 美 고율 관세까지…르노삼성 '위기감' 고조

노조 파업에 美 고율 관세까지…르노삼성 '위기감' 고조

기사승인 2019-02-19 00:15:00

르노삼성자동차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임금단체협상(임단협) 난항으로 부분파업이 지속되는 가운데 르노삼성이 위탁생산 중인 닛산 로그의 후속 물량을 배정받을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이 수출 자동차에 최대 25%에 이르는 고율관세가 부과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수입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고서를 근거로 고율 관세를 부과할 지 여부를 90일 안에 결정한다. 만일 보고서가 채택될 경우 수입차에 대해 최대 25%에 이르는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르노삼성의 전체 수출 물량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달하기 때문에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고율 관세를 부과되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25% 관세를 물릴 경우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가격이 9.9∼12.0% 상승하고, 그에 따른 국내 자동차업계의 손실 금액은 총 2조8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1조4700억원, 기아차는 1조1100억원, 르노삼성은 1600억원, 한국GM은 14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노조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로그 후속물량 확보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임금협상안에 반발해 지난 10월부터 4개월간 34차례 128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한 생산 차질로 인해 손실금액은 약 1200억원에 이른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250% ▲단일호봉제도 도입 ▲임금피크제도 개선 ▲중식시간 연장(45분→60분) 등이다. 이에 대한 사측의 제시안은 ▲기본급 동결(보상금 100만원) ▲성과격려금 300만원 ▲정기상여지급 주기 변경(격월→매월) 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1400만원의 보상금을 주겠다는 제시안을 고수하고 있다.

지속되는 파업으로 협력업체 위기로 이어졌다.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300곳(1차 협력사 기준)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공장 가동률은 60%대로 떨어졌다.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가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 후속 물량을 주지 않으면 수탁생산 계약이 끝나는 9월 이후엔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 이에 르노삼성 주요 협력업체 대표는 오는 27일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3년 연속 무분규 타결 기록을 깨고 르노삼성 노조가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파업을 단행했다"며 "로그 물량 배정이 달린 중요한 시점에서 노사는 하루빨리 이 사태를 수습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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