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청 도시개발사업소장(4급)의 폭언 논란에 소장이 노조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피해 당사자가 그동안 겪은 인격 모욕적인 폭언을 폭로하면서 공직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자신을 창원시청 도시개발사업소 담당 주사라고 밝힌 이모(6급)씨가 19일 창원시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박모 소장 사과문에 대한 반박문’이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씨가 올린 이 글은 전날 도시개발사업소 박모 소장이 노조 홈페이지에 “직원과의 마찰로 물의를 일으켜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올린 것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이다.
박 소장은 앞서 사과문에서 “사업소 내 저와 직원과의 마찰로 물의를 일으켜 사과드린다”며 “사업부서는 생소한 데다 소장이라는 책임감이 더해져 의욕이 앞서다 보니 과욕으로 마찰까지 발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의 행동이나 직설적인 말투가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점, 피해 직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이날 반박문에서 그동안 자신이 박 소장으로부터 겪었던 폭언을 폭로했다.
이씨는 “소장이 저를 부를 때는 ‘어이, 니(너) 이리와 봐라’, 자료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때마다 ‘이 새끼, 저 새끼, 임마, 점마’로 시작했다”고 했다.
박 소장의 폭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고 했다.
이씨는 “기분이 나쁘면 ‘이 새끼, 뺨때끼를 때리삘라(뺨을 때릴까)’. 다른 직원들이 있는 회의 자리에서 ‘점마, 저거는 일하는 게 뭐꼬’ ‘점마 저거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등 소장이 부임한 날로부터 병가를 낸 지난 14일까지 매일, 하루에 수차례 들었다면 기분이 어떻겠느냐”고 토로했다.
박 소장은 지난달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해 도시개발사업소장으로 부임했고, 이씨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최근 병가와 연가를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 13일 브리핑 자료를 검토받기 위해 들어간 소장실에서 공직생활 27년 동안 한 번도 당하지 않은 치욕과 인격 말살을 딸 같은 여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당했다”며 “말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고, 정말 죽고 싶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이 일로 인해 가족들까지 불안에 떨며 2차 피해를 겪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주위 여론이 악화되자, 저를 계장이라고 부른 적이 없던 소장이 ‘이 계장, 대화로 해결하자’며 과장들을 대동해 저의 집을 수차례 방문하고 문을 두드렸다”면서 “또 박 소장 주변 인사들에게서 수십 통의 회유 전화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4일 동안 이 때문에 가족들이 불안해하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그런데도 회유를 시도한 사람들 대부분이 ‘당신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했고, 심지어 아내에게도 그런 말을 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씨는 “시장님께 외치고 싶다. 시장님 저는 사람입니다. 이 새끼, 저 새끼가 아닙니다. 임마, 점마가 아닙니다”면서 “부하 직원의 인격을 지렁이 밟듯이 언어폭력을 일삼는 간부공무원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느냐”고 물었다.
이씨의 이 같은 폭로 글에 박 소장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