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예정대로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보고서를 제출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자동차업계가 ‘美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산 자동차 관세 부과에 한국차를 제외해 줄 것을 미국 정부에 거듭 요청하는 한편 민관합동으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김용래 통상차관보 주재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자동차 및 부품업계와 함께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대책 회의에서 정부는 미국 정부가 고관세를 부과할 경우 대미 수출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최종 조치 결정 전까지 미국 정부와 업계 등에 대한 아웃리치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수입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고서를 근거로 고율 관세를 부과할 지 여부를 90일 안에 결정한다. 만일 보고서가 채택될 경우 수입차에 대해 최대 25%에 이르는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25% 관세를 물릴 경우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가격이 9.9∼12.0% 상승하고, 그에 따른 국내 자동차업계의 손실 금액은 총 2조8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1조4700억원, 기아차는 1조1100억원, 르노삼성은 1600억원, 한국GM은 14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이란 분석이다.
그간 정부는 한국이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워싱턴 D.C.에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USTR),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인사와 척 그래슬리 상원 재무위원장, 리처드 닐 하원 세입위원장 등 미국 정부와 의회 유력 인사들을 만나 협조와 지지를 당부했다.
또한 지난해 5월 미 상무부가 수입차를 대상으로 미국 안보에 위협을 끼치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서자 산업부를 중심으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업계와 긴밀히 협의해왔다. 또 미국 정부에 한국 정부의 입장을 담은 서면의견서를 제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에도 우리 정부는 최종 조치 결정전까지 미측에 우리 입장을 지속 전달하면서 한국이 232조 조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한편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업계와 협의 하에 시나리오별 대응전략도 마련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