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아이돌 외모 가이드라인’ 논란에 ‘백기’…네티즌 “혈세 축 내냐”

여가부, ‘아이돌 외모 가이드라인’ 논란에 ‘백기’…네티즌 “혈세 축 내냐”

기사승인 2019-02-20 04:05:00

여성가족부는 최근 방송프로그램 출연자 외모 가이드라인이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오해를 불러일으킨 부분을 수정하거나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얼마나 여성가족부가 현실과 괴리가 큰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네티즌들은 “문화적 컨텐츠를 규제 대상으로 보고 있는 여가부는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라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여가부는 19일 여론의 도마에 오른 ‘성평등 방송프로그램 제작 안내서’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한 일부 표현, 인용 사례는 수정 또는 삭제해 본래 취지가 정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여가부는 2017년 펴낸 ‘성평등 방송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를 보완한 개정판을 지난 12일 방송국과 프로그램 제작사 등에 배포했다. 개정판에는 ‘방송프로그램의 다양한 외모 재현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부록으로 추가됐다.

외모지상주의를 지양하고 다른 외모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인데, ‘비슷한 외모의 (아이돌)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한다’는 부분이 논란이 됐다.

안내서는 ‘음악방송 출연 가수들은 모두 쌍둥이?’라는 제목의 사례에서 “음악방송 출연자들의 외모 획일성은 심각하다”며 “대부분의 출연자가 아이돌 그룹으로, 음악적 다양성뿐만 아니라 출연자들의 외모 또한 다양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의 외모는 마른 몸매, 하얀 피부, 비슷한 헤어스타일, 몸매가 드러나는 복장과 비슷한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 외모의 획일성은 남녀 모두 같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이 드러나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정부가 방송 출연자의 외모까지 간섭하려는 시대착오적 규제라는 불만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문화 파시즘’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군사독재 시대 때 두발 단속, 스커트 단속과 뭐가 다르냐”고 지적했다. 이어 “외모에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가? 닮았든 안닮았든 그건 정부가 평가할 문제가 아니고 국민들 주관적 취향의 문제다. 진선미 장관은 여가부가 왜 없어져야 하는지 웅변대회 하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이에 여가부는 "안내서는 방송사, 제작진들이 방송현장에서 자율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규제나 통제라는 일부의 비판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논란이 확대되자 19일 가이드라인 개선 방침을 밝히면서 추가로 입장을 설명했다.

여가부는 “방송에서 보이는 과도한 외모지상주의는 일반 성인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프로그램 제작할 때 이런 요소들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하는 차원에서 부록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안을 검열, 단속, 규제로 해석하는 것은 안내서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라며 “방송 제작을 규제할 의도가 없으며 그럴 권한도, 강제성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온라인 상에서는 여성가족부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여서다. 최근 여성가족부는 여성 임원 비율에 따라 최대 연기금 ‘국민연금’의 투자 비중 확대를 제안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은 바 있다. 이밖에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여성 차별, 반페미니즘, 남성 역차별을 주장하는 컨텐츠를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티즌들은 “도대체 국민 혈세로 자신들에 입맞에 맞는 사고(페미니즘)을 주입하는 것 같다”라며 부정적인 여론이 커졌다. 특히 오는 3월 시행될 예정인 인터넷 개인방송 모니터링이 본격 적용되면 여가부의 존재 의미에 대한 논란은 더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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