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4개월째 부분 파업을 강행하면서 부산 상공계와 협력업체가 "지금이 파업할 때냐"며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 이후 휴업과 단축근무가 지속되면서 인력 이탈과 함께 약 11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다.
지난 28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수탁기업협의회'와 '부산상공회의소'는 2월27일 저녁 르노삼성차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와 부산지역 상공업계를 대표하는 두 단체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진전 없는 협상과 이날 기준 총 152시간에 달하는 파업으로 협력업체들과 부산·경남 지역 경제가 큰 위협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협력업체들의 경우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이후 휴업과 단축근무가 지속되면서 인력 이탈과 함께 약 11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보게 되었다고 했다. 또한 많은 중소 및 영세 협력회사들은 자금난 심화로 사업 존폐의 기로에 몰려있고 구조조정으로 인해 수많은 근로자들이 실직의 아픔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르노삼성차 노사가 과거 상생 DNA와 건강한 노사 문화를 하루 빨리 회복해 부산공장의 조속한 정상화를 이루어줄 것을 당부했다.
르노삼성차 한 협력업체 대표는 “르노삼성차가 한번 파업을 할 때마다 우리 회사는 5000만원씩 직접적인 손실이 입는다”며 “만약 3월8일까지 임단협 결론이 나지 않아 향후 신차 물량 확보가 불투명해 지면 회사 경영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두 단체의 공동성명서 발표에 대해 박인호 부산시민단체 대표는 "르노삼성 협력업체 중 부산·경남 지역에 위치한 90곳이 1조2000억원 이상의 매출로 전체 협력업체 매출의 55%를 차지하고 있고, 1만2000명 이상의 지역 인재들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다"며 "소모전 양상의 노사대립이 지속되면 그만큼 지역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의 1차 협력업체는 전국 260곳으로, 이중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제외한 중소 협력업체의 종업원 수는 약 6만4000명이다.
한편 노조는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대표가 제안한 17차 임단협 본협상을 거부하고 2월27일과 28일 주간과 야간 각각 4시간씩 진행되는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에서도 지난달 22일 직접 부산공장을 찾아 노조 설득에 나섰지만 수용하지 않은 것이다.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은 "부산공장처럼 전체 생산 물량 중 수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공장들은 수출 물량 확보 여부가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하면서 노사갈등으로 부산공장이 경쟁력을 상실하면 현재 위탁 생산하고 있는 닛산 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로그 후속 물량이 끊길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