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특별공급 미달…“대출규제와 높은 분양가 메리트 없어”

서울·수도권 특별공급 미달…“대출규제와 높은 분양가 메리트 없어”

기사승인 2019-03-12 04:00:00

올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진행된 특별공급 경쟁률 조사 결과 다수의 단지에서 미달이 나타났다. 특히 다자녀가구의 경우 대부분 미달이 났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달 사태의 원인으로 대출규제와 까다로운 조건을 꼽았다. 또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도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특별공급은 정책적·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일반 청약자들과 경쟁을 하지 않고도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신혼부부·다자녀·노부모 부양 등으로 지원 항목이 나뉜다. 다자녀 공급은 자녀수와 자녀 나이 등에 따라, 노부모 부양 공급은 청약 점수가 높은 순서로 당첨자가 가려진다. 

11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서 분양한 태릉 해링턴 플레이스는 다자녀가구에 배정된 6개 평형 중 4개 평형이 미달됐다. 세부적으로 주택형별로 살펴보면 59㎡A의 경우 16가구 모집에 2건, 59㎡B의 경우 1가구 중 0건이 접수됐다. 또 74㎡A의 경우 24가구 모집에 5건, 74㎡B는 10가구 모집에 8건만 접수됐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도 다자녀가구 6개 평형 가운데 4개가,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도 4개 평형 중 2개가 미달됐다. 두 단지 모두 신혼부부 특별공급 배정분은 모두 팔렸으나 일부 평형에서는 경쟁률이 매우 낮았다. 홍제역해링턴플레이스와 태릉해링턴플레이스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각각 2460만원, 1898만원이었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의 경우에도 다자녀가구에게 공급된 6개 평형 중 5개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세부적으로 ▲59㎡A 8가구 중 4가구 ▲59㎡B 3가구 중 1가구 ▲59㎡C 3가구 중 0가구 ▲74㎡ 12가구 중 3가구 ▲84㎡B 9가구 중 6가구로 미달이 났으며, 84㎡A에서만 미달이 나지 않았다.

수도권의 경우 다자녀가구의 미달사태는 더 심각했다. 대우건설이 최근 분양한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의 경우 11개 주택평형에서 모두 미달이 났다. 계약된 가구 수는 총 62가구 중 11가구뿐이었다. 또 수지 스카이뷰 푸르지오의 경우에도 다자녀가구에게 배정된 총 36개 가구 중 5개 가구만 계약이 이뤄졌다.

반면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로또아파트라는 말이 많았던 GS건설의 위례포레자이의 경우 특별공급에서 일반공급 못지않은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별공급 물량은 71가구 물량에 총 1018건이 접수돼 평균 1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자녀 55가구과 노부모 부양 16가구로 배정됐다. 분양가는 3.3㎡당 1820만원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달사태의 원인으로 대출규제와 까다로운 조건을 꼽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특별공급은 항상 미달이 발생해 왔다. 그 이유는 공급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신혼부부나 다자녀가구이면서 집이 없고 등과 같은 요건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특별공급은 다른 조건이 있는 게 아니라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먼저 부여하는 것일 뿐”이라며 “최근 정부의 대출규제 등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도 원인으로 꼽혔다. 일례로 평촌래미안 푸르지오의 경우 지난해 말 인근에 공급된 비산자이아이파크가 역대 안양 최고 분양가인 3.3㎡당 1980만원으로 분양됐지만, 이보다 더 높은 분양가로 책정되면서 실수요자의 구미를 당길 만한 요인이 없었다. 평촌래미안 푸르지오의 경우 3.3㎡당 평균분양가가 2050만원으로, 안양에서 처음 2000만원을 돌파했다.

한 신혼부부는 “경기권을 위주로 집을 계속 알아보고는 잇는데,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은 데다 입지도 좋은 거 같지 않다보니 굳이 특별공급까지 뛰어들 정도의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며 “특별공급 조건도 까다롭지만, 대부분의 신혼부부가 그렇듯 우리도 맞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직장과의 교통 등도 따지다 보면 집을 구하기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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