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송전기술인 ‘전압형 HVDC(초고압직류송전)’ 기술의 국산화 개발을 위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기·에너지분야 기관 및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최규하)은 1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한전 전력연구원, 효성, 삼화콘덴서공업을 비롯한 전기·에너지 전문기관 및 기업들과 산업통상자원부(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국책사업인 ‘전압형 HVDC 국산화 개발 기술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전력을 직류로 변환해 대량의 전류를 고압으로 원거리까지 전송하는 기술이다.
비상상황 시 이웃 연계망과의 조속한 순환이 가능해 블랙아웃의 위험성이 낮고, 기존의 교류 전력망보다 전력 손실이 적다.
또한 주파수의 제약이 없어 상대적으로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차세대 전력전송 기술로 불린다.
전 세계에서는 이러한 직류송배전 기술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경우 정부 주도로 HVDC 관련 기술·산업 확대에 나서며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일본도 주파수가 다른 동·서간 연결을 위해 HVDC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HVDC 기술은 반도체 소자의 동작원리에 따라 ‘전류형’과 ‘전압형’으로 구분된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특히 전압형 HVDC는 재생에너지 연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송전탑 크기가 작고 지중화가 가능해 국민의 사회적 수용성도 높다.
특히 해외 선진기업 위주 상당 부분 정착이 되어있는 전류형 HVDC와 비교해 전압형 HVDC는 다양한 전압 용량별 기술개발 단계로 우리나라가 아직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이 가능한 분야로 인정받는다.
이번 협약은 국내 최초로, 전압형 HVDC 기술자립화를 위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기·에너지 분야 전문 연구기관 및 기업들이 손을 맞잡고 국책사업을 추진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
그동안 외국 기업에 의존해 온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총사업비 1243억원의 대형 국책사업(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으로, 전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인 장병완 의원(광주 남구)이 예산확보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기술 국산화를 통한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우리나라의 기술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의 추진단으로 업무 총괄을 맡고 있는 기관은 한국전기연구원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압형 HVDC 엔지니어링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전기연구원을 필두로, 효성중공업을 비롯한 협력기업들이 핵심부품을 제작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엔지니어링(전력계통 현황분석)-설계-제작’까지 이어지는 전반적인 기술 라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효성중공업은 국내 최초, 세계 3번째로 전압형 HVDC 최신 기술인 ‘모듈형 멀티레벨 컨버터(MMC, Modular Multilevel Converter)’ 기술을 적용한 ‘스태콤(STATCOM)’의 국산화 및 상용화에 성공하며 이번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2016년 국내 기업 최초로 해상풍력연계용 20MW급 전압형 HVDC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제주 풍력연계 실증단지에 시스템 설치 및 실증시험도 완료할 정도로, 관련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최규하 원장은 “HVDC 기술은 전기분야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복잡한 시스템으로 세계최고 기술을 보유한 굴지의 기업들만이 보유하고 있다”며 “16개 기관 및 기업이 소통과 한마음으로 단결해, 대한민국 HVDC 기술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자”고 말했다.
협약식 이후 전압형 HVDC 개발 현황 및 계획 등과 관련한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