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대상 트로피만 8개 ‘더 뱅커’, 위기의 MBC 드라마 구할까

연기대상 트로피만 8개 ‘더 뱅커’, 위기의 MBC 드라마 구할까

연기대상 트로피만 8개 ‘더 뱅커’, 위기의 MBC 드라마 구할까

기사승인 2019-03-27 16:58:17

스타를 기용하거나 새로운 소재를 내세웠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부진의 늪에 빠진 MBC 드라마 이야기다. 이번엔 연기대상 배우들이 나섰다. MBC 새 월화극 ‘더 뱅커’ 출연진의 대상 트로피를 모두 더하면 총 8개. 연기의 대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관록의 배우들은 위기의 MBC를 구해낼 수 있을까.

27일 오후 서울 성암로 MBC 사옥에서 새 수목극 ‘더 뱅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상중, 채시라, 유동근, 김태우, 안우연, 신도현, 차인하와 연출을 맡은 이재진 PD가 참석했다.

‘더 뱅커’는 대한은행 대기발령 1순위 지점장 노대호(김상중)가 뜻밖에 본점의 감사로 승진해 감사실 요원들과 함께 조직의 부정부패 사건들을 파헤치는 금융 오피스 수사극이다. 금융권과 은행, 은행원을 전면에 배치해 시선을 끈다. 원작은 일본 만화 ‘감사역 노자키’다.

이날 이재진 PD는 ‘더 뱅커’를 “금융 오피스 수사극을 표방하고 있지만, 금융 드라마의 탈을 쓴 정치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은행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이 드라마의 주요 주제라는 설명이다. 이 PD는 “돈과 권력의 발생, 흐름을 조명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다룰 예정”이라며 “주식이나 투자 등 보다 자극적인 소재도 있지만, 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은행이라는 배경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최근 리메이크 드라마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우려에도 답했다. 이 PD는 “원작 만화가 국내에서 아직 널리 알려진 작품이 아닌 만큼, 원작의 함정에 빠지는 위험은 없을 것 같다”면서 “원작과 시대가 다른 만큼 세세한 부분을 각색했고 내용을 쉽고 경쾌하게 풀어내려 노력했다”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믿고 보는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이다. 2017년 MBC 연기대상에 빛나는 김상중을 비롯해 1994년 MBC 방송대상, 1995년 MBC 방송대상, 1999년 KBS 연기대상을 수상한 채시라, KBS에서 네 번이나 연기대상 트로피를 받은 유동근이 ‘더 뱅커’를 이끈다.

여기에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강렬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김태우가 주연으로 합류했고, 배우 안내상과 서이숙도 힘을 보탠다. 신예 안우연, 신도현, 차인하는 감사실 직원으로 등장해 극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 극의 중심엔 김상중이 연기하는 은행 감사 노대호가 있다. 노대호는 대한은행 감사로 발령돼, 조직내 비리와 부패 척결에 앞장서고 정의구현을 위해 앞장서는 인물이다.

‘역적’으로 대상 수상 후 2년 만에 MBC로 복귀한 김상중은 “큰 짐을 지고 있는 것 같아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 짐을 끝까지 가지고 가겠다”며 “노대호를 통해 돈이 많든 적든 우리는 모두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시청자 또한 그런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호를 은행 감사로 발탁하지만, 그와 대립하게 되는 은행장 강삼도 역할은 배우 유동근이 맡는다. 유동근은 “처음엔 악역 제의를 받고 머뭇거렸다”면서도 “함께 작업하는 출연진이 좋고, 무엇보다 사람 위에 돈과 권력이 있어선 안 된다는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라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선 때 아닌 ‘악역’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이 입체적으로 그려지는 덕분에, 단순히 선인과 악인으로 나누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상중은 “드라마 내에서 선인과 악인이 교차된다. 강삼도 행장 입장에서는 노대호가 악인일 수 있지만, 노대호 시선을 보면 반대일 수 있다”며 “하지만 궁극적인 주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보편적 정의”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커리어우먼 캐릭터로 돌아온 채시라는 유리천장이 높은 금융업계에서 어려움을 딛고 끝까지 올라가려는 인물 한수지를 통해 많은 여성 시청자의 희망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대선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된 신인 안우연, 신도현, 차인하는 “연기뿐 아니라 작품을 대하는 자세 등을 배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김상중에게 전수받은 ‘아재개그’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더 뱅커’는 이날 오후 10시 첫 방송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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