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김기덕(59세)씨가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배우와 이를 보도한 MBC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8일 MBC가 A씨의 허위주장을 바탕으로 방송을 내보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A씨와 MBC를 상대로 서울서부지법에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앞서 A씨는 성기를 손으로 잡는 등 대본에 없는 촬영을 강요했고, 폭행과 강요, 강제추행을 했다며 2017년 8월 경 김씨를 강제추행에 의한 치상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혐의 처분하는 대신, 빰을 때린 혐의(폭행)에 대해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만 했다.

이와 관련 MBC는 지난해 3월 PD수첩을 통해 A씨를 비롯해 여러 피해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김씨의 미투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김씨는 자신을 가해자로 지목한 A씨와 이를 보도한 방송사가 명예를 훼손했다며 검찰에 이들을 고소했지만 검찰이 허위사실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민법 상 손해배상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씨는 자신을 규탄한 여성단체인 한국여성민우회를 상대로도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김씨는 한국여성민우회가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자신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의 개막작 초청을 취소해달라는 공문을 보내 자신을 미투 가해자로 낙인찍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