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아닌 인간 베토벤 그려낸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천재 아닌 인간 베토벤 그려낸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기사승인 2019-04-19 17:04:21

베토벤을 천재 작곡가가 아닌 인간으로서 조명한다면 어떤 이야기가 탄생할까.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는 새로운 시선과 상상력으로 출발한 뮤지컬이다.

19일 오후 서울 동숭길 드림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이하 ‘루드윅’) 하이라이트 시연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서범석, 김주효, 이주광, 테이, 김려원, 김지유, 이용규, 강찬, 조환지, 강수영, 차성제, 이시목과 허수현 음악감독, 추정화 연출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루드윅’은 천재 음악가 베토벤이 아닌 인간으로서 존재의 의미와 사랑에 관해 치열하게 고뇌했던 베토벤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2018년 11월 초연 막을 올려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

올해 다시 돌아온 ‘루드윅’은 새로운 넘버를 추가하는 등 이전보다 뮤지컬적인 연출에 집중했다. 초연에서 베토벤의 음악을 변주한 넘버로 주목받은 허수현 음악감독은 ‘운명’ ‘최고의 선택’ ‘피아노’ 세 곡을 작품해 더해 한층 더 탄탄한 서사를 구축했다.

추정화 연출은 “초연에서는 어린 카를과 베토벤이 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연기적으로 풀어냈는데, 그 과정을 조금 더 밀도 있게 보여드리기 위해 새로운 넘버를 더했다”며 “청년 루드윅이 마리를 떠나보내는 장면도 음악적으로 해석해 넘버를 추가했다. ‘루드윅’이 뮤지컬로서 더 무르익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과 전개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인간 베토벤을 조명한다는 주제도 그대로다. 추 연출은 “베토벤을 연구하며 그의 훌륭한 음악에 감탄하는 동시에 대단한 작곡가인 그가 조카 카를에게 집착했던 이유가 궁금했다. 베토벤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 상상력을 발휘해 마리와 발터라는 허구의 인물을 만들어, 실존 인물인 베토벤과 만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루드윅’은 천재가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라며 “천재인 베토벤에게도 고난이 있었고, 이를 어떻게 뛰어 넘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마감하는 순간에 한 자락의 한숨과 후회가 남는 것 또한 비추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소극장 공연임에도 음악과 캐스트를 적절히 사용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청년 루드윅과 발터는 1인다역을 맡아 연기한다. 청년 루드윅 역의 배우들은 루드윅은 청년 시절과, 루드윅의 조카 카를 역을 연기해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발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루드윅의 어린시절, 어린 카를로 1인3역을 소화한다.

청년 루드윅과 카를 역을 맡은 이용규는 “두 인물은 가장 소중한 것을 상실한 점이 같아, 그런 감정을 상상해 연기에 임한다”며 “무대에서 닥친 상황과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최대한 청년 루드윅과 카를의 아픔을 느끼고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역할을 연기하는 강찬은 ‘루드윅’을 용광로에 비유하며 “굉장한 각오를 하고 무대에 오른다”고 말했다. 더불어 “무대에 세 명의 루드윅이 등장하기도 하고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를 마주하기도 하면서 시너지가 생긴다. 선배, 아역 배우들과 함께 에너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1인다역 캐스팅, 실연과 녹음이 구분되는 음악 등 ‘루드윅’의 독특한 연출적 특성은 제약에서 기인했다. 추 연출은 “작품을 처음 준비할 때, 출연진 세 명과 피아노 한대가 무대에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작했다”며 “연출적 제약을 풀어내기 위한 노력 끝에 이런 결에 닿았다”고 귀띔했다.

배우 서범석, 김주호, 이주광, 테이가 루드윅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청년 루드윅과 카를은 배우 이용규, 강찬, 박준휘, 조환지가 연기한다. 마리 역엔 배우 김소향, 김지유, 김려원, 권민제가 캐스팅 됐다. 아역배우 차성제, 이시목이 어린 루드윅과 발터 역을 맡아 활약한다. 배우 강수영이 베토벤의 메신저 역할인 피아니스트로 분해, 연기와 연주를 동시에 선보인다.

오는 6월 30일까지 서울 동숭길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상연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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