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단위 지역 중소기업에 ‘문턱 높은’ 전북신용보증재단

기사승인 2019-04-24 15:13:39

전북신용보증재단이 중소기업에 ‘희망의 사다리’가 아닌 ‘절망의 사다리’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신용보증을 빌미로 전북신용보증재단이‘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전북 부안군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K씨는 최근 운영자금 대출에 필요한 신용보증을 받기 위해 전북신용보증재단을 찾았다가 울화통만 치밀어 발길을 되돌렸다.

부안군에는 일주일에 한 번 출장소만 운영해 상담을 받기도 어려울뿐더러, 출장소를 찾았다가 담당직원의 불성실한 응대와 냉담한 태도에 절망만 안고 발걸음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던 것.

그 뒤로도 수차례 신용보증재단에 상담을 받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중이거나 담당자가 부재중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출장소에서 어렵게 상담을 받고 정읍지점을 찾은 K씨는 보증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2주일이 지나도록 결과 통보를 받지 못해 냉가슴만 앓았다.

K씨에 따르면 벙어리 냉가슴만 앓다가 어렵게 담당자와 통화가 이뤄져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가 폭언에 가까운 통화 내용에 절망만 안고 보증서 발급을 포기했다.

K씨 주변의 중소기업인들도 대부분 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서 발급은커녕 불쾌한 기억만 안고 돌아왔다는 전언이다.

전북도 출연기관인 전북신용보증재단은 전주와 군산, 익산, 정읍, 남원 등 4곳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점이 없는 김제, 부안, 고창, 진안, 무주, 장수, 순창, 임실 등에 일주일에 한 번 출장소를 운영해 수요를 감당하고 있다.

문제는 지점이 없는 지역에 운영하는 출장소 운영시간(10:00~14:00)에 제한돼 이용이 어렵고, 지점에 근무하는 직원 수도 많지 않아 쏟아지는 신용보증 수요를 처리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운영자금 대출이 시급한 중소기업, 소상공인들만 애를 태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당장 운영자금 융통에 목마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하소연의 배경엔 전주본점, 군산, 익산, 정읍, 남원 등 지점을 제외한 출장소만 운영되는 지역은 상대적으로‘냉대’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신용보증재단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위해 신용보증서 발급 관련 서류도 대폭 줄였다고 하지만, 법인은 심사에 필요한 서류만 10종이 넘어 운영자금 부족으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헛심을 빼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전북신용보증재단을 찾았다가 냉대만 받고 신용보증서 발급을 포기했다는 K씨는“신용보증이 필요해 직접 찾아가도 담당직원을 찾아보기 어렵고, 통화도 어려울뿐더러 상담도 형식적이고 보증서 발급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다”면서, 신용보증재단에 불신만 커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경기침체로 회사는 운영이 어려워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데, 전북도민의 혈세로 만든 신용보증재단이 보증서 발급을 빌미로 갑질을 일삼고 있다”며“신용보증서 발급을 빌미로 중소기업에게 절망만 안겨주는 신용보증재단이 아닌 ‘희망의 사다리’가 되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불만의 목소리에 전북신용보증재단 정읍지점은 어떤 경우에도 고객에 대한 차별이나, 갑질은 없었다고 항변했다.

전북신용보증재단 정읍지점의 경우, 지점장을 포함해 4명의 직원이 부안과 고창까지 신용보증 수요를 감당해 매주 한차례 출장소를 운영하고 있다.

정읍지점에서 관할하는 사업체 수는 정읍이 8989개 업체, 고창 5088개 업체, 부안은 4851개 업체로 총 1만8928개 업체에 달한다.

정읍지점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보증을 위한 상담 1850건을 진행해 1308건의 보증을 발급, 334억여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단순 비교만으로도 작년 전체 신규 보증 상담 건수 중 75%는 신용보증서 발급이 이뤄진 셈이다.

정읍지점 관계자는 “지점장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보증서 발급 업무를 담당하는 3명의 직원이 정읍, 고창, 부안 3곳의 수요를 담당하다보니 업무가 폭증할 때 지점을 찾은 고객들 중 불편을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고객에게 폭언을 한 적은 없고, 지역에 차별 없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편에서 보증서 발급에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사업자의 경우 서류 제출이 간소화된데 반해 법인의 경우 법인 등기부등본, 최근 3년 재무제표, 정관사본, 주식변동상황명세서, 주주명부 사본 등 서류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의 사업 규모도 다르고 회계처리도 다를 수밖에 없어 법인은 서류제출이 더 복잡하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