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서로를 향해 도둑놈, 나치 정권 등 점점 더 거친 말을 주고 받고 있다. 양당은 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를 둘러싸고 대치 중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9일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을 향해 ‘도둑놈’이라고 칭했다. 그는 “어느 최고위원님이 적반하장이라고 말씀하시던데 말이 너무 어렵다”며 “도둑놈이 매를 든다는 뜻이다. 도둑놈한테 이 국회를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이 대표는 트위터와 의총에서 한국당을 향해 ‘독재자들의 후예’. ‘한 줌도 안 되는 이 사람들’ 등 독설을 퍼부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도 패스트트랙 저지 과정에서 물리력을 사용한 한국당 의원들을 민주당이 고발한 것과 관련 “아마 조금 지나 재판이 실제로 시작되면 한국당에서 ‘곡소리’가 나고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원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도 험한 말을 쏟아내며 민주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심을 왜곡하고 자신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선거법, 또 대통령 마음대로 다 잡아넣을 수 있는 공수처법 이런 법들을 내놓고 무조건 패스트트랙으로 가겠다고 하한다”며 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해 민주당을 ‘쿠데타’ 세력으로 묘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제왕적 대통령에게 홍위병까지 선사할 공수처법은 한마디로 부패 척결의 칼이 아닌 정치보복의 칼”이라며 현 정부와 민주당, 공수처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이해찬 대표의 ‘도둑놈’ 발언에 대해 “한국당에 대한 모욕이다. 이 부분에 대해 법적 검토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한국당 김정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진짜 도둑놈들은 민주당과 이해찬 대표 본인”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무능한 현 정권이 대통령이 권력기관을 장악해 자신들의 반대 정파를 탄압하는 민변 게슈타포를 임기 내에 반드시 만들려는 것이 바로 공수처”라며 현정부와 민주당을 독일 나치 정권으로 폄하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