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 사진전 펼치는 부부 사진가-
-두 작가 작품 50여 점, 제주돌문화공원서 10일부터 전시-
-인생 동반자에서 사진 동반자로 돈독한 관계-
-남편은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색채, 멋에 반해-
-아내는 이슬 위에 맺힌 영롱한 빛의 세계에 감동-
“제주와 사진은 우리 부부에게 가장 큰 선물입니다. 매일 남편과 사진작업을 함께하고 작품 평도 하면서 사이가 더 좋아졌어요.”
6년 전 사진가 김미화(64) 씨는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임하고 남편과 함께 제주도에 새로운 삶을 터전을 마련하고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결혼 후 중앙일간지 사진기자였던 남편이 늘 취재와 사진 작업에만 몰두하는 것이 서운하기도 했지만 어느새 남편보다 더 작품 활동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남편을 이해하게 됐다.
처음 남편이 선물로 사준 카메라로 집 앞뜰의 꽃부터 찍기 시작한 김 씨는 대학에서 오래 동안 사진 강의를 했던 최고의 강사인 남편을 옆에 두고 기초부터 착실히 사진을 배웠다. 미적 감각이 뛰어난 김 씨는 이른 아침 렌즈를 통해 역광으로 들어오는 제주도의 맑고 투명한 빛을 소재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상해 나갔다.
거칠고 때로는 최악의 날씨에서 작품을 만들어 내는 남편과 달리 김 씨는 이른 아침 숲 속 미세세상(微細世上)에서 즐겨 작품 소재를 찾았다. 렌즈도 망원계열 접사렌즈를 사용해 아웃포커스 기법으로 작업을 한다.
남편인 사진가 최재영(67) 씨는 부친과 아들 3대가 모두 사진을 하는 사진가 집안이다. 부친은 대구에서 작품 활동을 오래했고 아들 역시 일간지 사진기자로 활동 중이다.
최 작가는 중앙일간지 기자시절인 1980년대 초반, 제주도 출장을 다니면서 육지와 전혀 다른 제주의 매력에 빠지면서 은퇴 후 제주에서의 제 2인생을 일찌감치 꿈꿨다. 최 작가 역시 “매일 아침 2시간씩 아내와 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자연스럽게 일상의 이야기도 나누게 되고, 지난 시절도 되돌아보면서 한마음이 된다.”고 밝혔다.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는 오는 5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최재영·김미희 부부작가를 초청, 오백장군갤러리 기획전시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우주, 그 빛방울'전을 펼친다.
최재영 작가는 40여 년간 청와대, 국회, 판문점 등 언론 분야에서 두루 활동한 사진 기자로, 이번 기획전시에 부인 김미희 작가와 함께 찍은 사진작품 50여 점을 무상 기증한다.
기획전시는 최재영.김미희 부부 작가가 수년간 돌문화공원에 전시된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석상을 비롯해 풀과 나무, 거미줄 등 자연물에 맺힌 이슬방울을 찍은 가로 430cm x 세로 150 cm 크기의 대작을 비롯해 53 점이 전시된다.
두 사람의 작품은 돌과 빛 방울이라는 다른 대상을 주제로 촬영한 별개의 사진전으로 비춰지지만 제주의 자연이 빚어내는 다양한 소재의 모양과 이미지를 통해 제주의 자연과 신화가 살아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최재영 작가는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색채, 멋, 보다 제주적인 것들에 대해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하며 작품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김미희 작가는 "아침 햇살이 이슬 위에 내릴 때 찬란한 빛의 세계를 보았으며, 추위가 내려앉은 신새벽의 서릿발에서 힘찬 에너지를 보았다. 이 속에서 작품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부부 작가는 "돌문화공원에 기증하는 사진작품들이 제주도 문화예술 발전과 사진계의 발전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