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산정 주먹구구…은행들 무더기 '경고'

대출금리 산정 주먹구구…은행들 무더기 '경고'

기사승인 2019-05-22 09:27:26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주먹구구식으로 산정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무더기 경고를 받았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씨티·SC·부산·수협·전북·기업·광주·제주·대구은행 등 13개 은행은 최근 대출 가산금리 산정체계에 대한 내부 통제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 2~3건씩 경영유의 통보를 받았다. 경영유의는 기관이나 임직원에 대한 제재가 가해지지 않는 행정지도 성격의 조치다.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지난해 2월부터 두 달여 간 진행한 대출금리 산정체계 적정성 점검에 대한 결과다. 은행들은 주로 대출금리를 구성하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중 가산금리를 주먹구구식으로 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산금리는 유동성·리스크프리미엄, 업무원가, 법적 비용, 목표이익률, 자본비용 등을 반영해 산출한다.

KEB하나은행은 가산금리 산정 주요 항목인 리스크 및 신용 프리미엄 산정 시 시장금리가 하락했던 시기에 오히려 은행 내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리스크 프리미엄을 인상하거나 신용 프리미엄을 산정할 때도 가계대출 인하 여부는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은 가산금리에 반영되는 목표이익률 산정 시 경영목표와 관계없는 과거 1년간 차주에게 할인해서 적용한 우대금리의 평균값을 반영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고객 개인별 리스크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과거 유사 상품의 금리와 시장 상황을 토대로 최종 금리로 결정 했다. 씨티은행은 매월 1회 이상 검토하도록 정한 유동성 프리미엄을 4년 넘게 바꾸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고객에게 부당 금리를 더 부과한 사례도 발견됐다.

이밖에 여타 은행들은 주로 조정금리 심사절차, 금리인하요구권 안내절차, 대출만기 연장 시 정보제공 문제를 두고 금감원의 지적을 받았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1월 은행권 대출금리 산정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개선방안은 유동성·리스크프리미엄 등 가산금리 반영 항목은 원칙적으로 월 1회 이상 재산정하고, 차주에게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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