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10시16분께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부두의 수출 차량 이송용 대형 선박(카캐리어)인 5만7772톤급 바하마 선적 '플래티넘 레이'(PLATINUM RAY) 내부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은 차량 30대 가량을 태우고, 화재 발생 5시간여 만인 오후 3시20분께야 완전히 진화됐다. 진화 과정에서 현대차 측 선적팀 직원과 선박 항해사, 갑판장 등 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관 1명도 선박 내부 진입 과정에서 발목을 다쳤다.
소방당국은 연기가 진정된 오전 10시 45분께 총 12층짜리 선박 내부에 진입해 3∼12층을 수색한 결과 선박 1층에 선적된 차량 190여대 가운데 30대 가량이 불에 탄 점을 확인했다.
화재가 난 선박은 길이 200m, 너비 32.3m 규모로, 전체 12층 중 화물칸 5개 층에는 총 5000여 대의 차를 실을 수 있다. 화재 당시 배 안에는 현대차 신차 1643대와 기아차 신차 520대 등 2163대가 실려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화물칸 내부의 온도가 90도에 이를 정도로 강한 열기로 인해 화재 진화에 큰 애로를 겪었다.
차량이 10㎝ 이내 간격으로 고박(固縛,움직이지 않도록 붙들어 맴)된 채 선적된 상태에서 소방당국은 해운사 등과 협의를 거쳐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를 사용, 진화했다. 선박에 설치된 이 설비는 물을 뿜는 스프링클러와 유사한 개념으로, 이산화탄소를 분출해 불을 끄는 방식이다.
이들 배는 국제 보험에 가입된 상태여서, 선박과 수출 차량의 화재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가 없는 차량이 다시 수출길에 오르게 될지, 혹은 다른 방법으로 처분될지 등에 관해서는 추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