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럼 출범' 부산상공회의소, 보수 논객 강사 교체 '논란 여전'

'경제포럼 출범' 부산상공회의소, 보수 논객 강사 교체 '논란 여전'

기사승인 2019-05-23 13:51:41

올해 처음으로 정기적인 경제포럼을 창립한 부산상공회의소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경제학자를 강사로 초청했다가 돌연 취소한 문제를 놓고 갖가지 구설을 낳고 있다. <관련기사 : 본보 5월17일자 [단독] 부산상의, 경제포럼 초청 강연자에 철회 통보…'외압 논란'>

부산상의는 다음달 초에 열리는 경제포럼의 강사를 다른 경제학자로 교체했으나, 석연찮은 교체 이유와 관련해 일부 상의의원으로부터 책임 추궁을 받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에 빠져 있다. 

부산상공회의소의 '글로벌 경제인 NEXT포럼'은 오는 6월5일 오후 창립식을 겸한 첫 초청 강연회를 갖는다. KB국민은행의 후원으로 마련되는 이 포럼은 올해 9기를 맞이한 '글로벌 경제인 과정'의 수료자들로 구성되는 친목단체다.

당초 이날 초청된 강연자는 이병태 카이스트(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로, 강연 제목은 '중국경제위기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라'이었다.

부산상의는 지난 9일 허용도 회장 이름으로 포럼 회원들을 비롯해 부산상의 의원들과 지역 유관 기관장 등 200여명에게 보낸 공문에서 "이 포럼은 국내 유수한 석학과 저명인사를 모시고 경제예측, 미래 신산업, 기술 혁신 등 미래 경영환경 변화와 위기 관리 등으로 올해 4회 개최될 예정"이라며 참석을 독려했다.

하지만 참가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초청 강사가 갑자기 교체됐다. 공문이 발송된 지 7일 만인 16일 초청강연자인 이 교수는 자신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나는 이제 공인된 적폐다'라는 제목을 달고, 강연 취소 사실을 알리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교수는 이 글에서 "부산상의에서 강의를 해달라고 오래 전에 부탁하며 온갖 자료를 요청해 놓고는 일정 몇일 전에 취소통보를 한다. 최근에 유사한 일이 또 있었다. 두번 다 상공회의소가 한 짓"이라며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짐작이 간다"고 적었다. 이어 "강의 안해서 좋은 데 대한민국이 어떤 지경인지 시사하는 바를 생각하니 마음이 흐려진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최근 강연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보수논객으로 유명하다. 지난 11일에는 정치 활동을 재개한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운영하는 '리더십 4.0 사랑방' 공식 출범식에 참석,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한국 경제의 위기를 주제로 강연하기도 했다.

부산상의는 이 교수의 반발을 의식한 듯, 지난 20일 홈페이지 게시판에 당초 올려놨던 포럼 계획을 슬그머니 삭제했다. 이어 21일 강연자를 최승진 회장(한국정보과학회 인공지능소사이어티)으로 교체한다는 공문을 참석 대상자들에게 돌렸다.

이와 관련, 부산상의 안팎에서는 교체 이유와 과정을 놓고 '정치적 외압설' '부산시 요청설' 등 갖가지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부산상의 통상진흥본부 한병철 본부장은 이에 대해 "실무진들이 당초 강사를 초청한 이후 매체를 통해 (해당 강사가) 포럼 취지와 배치된다고 판단한 것일 뿐 다른 뜻은 전혀 없다"며 "이는 내부 문제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봐달라"고 강조했다. 

부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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