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차병원 신생아 낙상 사망사고, 서울대병원 제왕절개 수술 중 신생아 손가락 절단 사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집중 사망 사건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안전이 확보돼야 하는 의료기관에서 안전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환자안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의료기관에서의 환자안전 사고 발생 시 사후처리가 중요하단 의견이 나왔다. 이상일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의료기관에서 사고 발생 시 사후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위기 상황 시 CEO는 ▲사전 계획 ▲리더쉽 ▲사건처리팀 구성 ▲적시 적절한 조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와 가족·직원·조직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대응해야 한다”며 “환자안전사고 발생 시 환자는 질병으로 인한 고통에 사고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받는 상황에 처한다. 적극적인 소통·환자나 가족에 대한 지원·사건 원인분석·분쟁 해결 노력·학습·개선 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사건 발생 시 의료진에 대해서도 지원이 필요하다”며 “적절한 소통을 위한 코칭, 심리적 지원 등을 해줘야 한다. 의료진은 사고의 두 번째 피해자다. 다시 실수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들고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다. 업무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지게 돼 의료진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의료진의 책임을 전혀 묻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이 교수는 ▲의도적으로 한 일인지 ▲신체·정신이 멀쩡한 상태였는지 ▲결과가 예측 가능한 것이었는지 ▲다른 사람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인지 ▲계속 반복하는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료기관에서 환자안전 전담자를 맡고 있는 박선경 순천향대부천병원 팀장은 전담자로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 팀장은 “전담자로서 ‘환자안전보고’ 말고도 할 일이 너무 많다”며 “과도한 업무로 매번 전담자가 바뀌게 된다. 적절한 인력의 전담자가 필요한데 실질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 지속적인 재교육과 모니터링이 필요한 자리”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국가 차원의 환자안전관리를 위해 ▲사례분석위원회 ▲현장지원팀 ▲환자안전지원센터 등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 환자안전본부 서희정 팀장은 “환자안전법을 통해 보고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중대한 환자안전사고에 대한 비율은 10%에 불과하다”며 “계속되는 사고에 대해 의무보고체계 강화 필요성이 대두돼 국가 차원의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눈에 보이는 현상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중대한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근본적인 원인분석과 제도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며 “사례를 분석하고 수집한 자료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 개선 권고 사항을 도출하고 사례분석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