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외교관과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 의한 한미정상 통화 내용 유출과 관련 “국가의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정쟁의 소재로 이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변명 여지없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을지태극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해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할 수 있는 정상 통화까지 정쟁 소재로 삼고, 이를 국민 알 권리라거나 공익제보라는 식으로 두둔·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을 담당해봤고 앞으로도 국민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은 기본과 상식을 지켜주길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정부로서는 공직자의 기밀 유출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번 사건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고 철저한 점검과 보완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 각 부처와 공직자들도 일신하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을지태극 훈련과 관련해 “평화의 여정을 걷는 과정에서도 국가안보에는 한순간도 빈틈이 있어선 안 된다”면서 “강력한 방위력을 구축해야 하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군사적 위기상황과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을지태극연습이 국민과 정부, 군이 하나가 되어 국가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역량을 키우고,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의 안전을 지켜내는데 실효성이 있는 연습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