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직원 자녀들에게 손 편지를 보내 주목받고 있다. 그는 평소 직원들을 만나면 서슴없이 “밥 한번 먹자!”며 친근감을 표현하는 인물이다.
이대훈 행장은 이달 개최된 ‘은행장과 함께(With CEO)’ 행사에서 만난 직원 자녀들에게 손 편지를 받고 직접 답장을 작성해 보냈다. 이 같은 사실은 이 행장이 답장을 작성하면서 느낀 감상을 SNS에 올리며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며칠 전 직원 자녀들과 함께했던 With CEO가 끝나고, 아이들이 제게 손 편지 보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퇴근해서 좋았다는 어린이도 있었고, 본인도 커서 농협은행에서 일하고 싶다는 어린이도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정성어린 편지를 하나 하나 읽고 저 역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손 편지 써서 답장을 보냈습니다”라며 “이번 With CEO에 참석한 직원 자녀들이 부모님과 농협은행을 자랑스러워하고 직원들 또한 자녀들과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With CEO’는 이 행장이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지난해부터 매월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행사다. 2년차를 맞이한 이 행사는 그동안 답답한 본사를 벗어나 야구장이나 한적한 풍경의 식당에서 열리며 은행장과 직원간의 자유로운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달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24일 '농협은행 패밀리 데이'란 테마로 은행 직원들과 그 자녀들을 초청해 행사가 열렸다. 이 행장은 이날 아이들에게 자신의 집무실을 개방하고 일일 부행장으로 임명해 임원회의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추억거리를 선사했다.
비단 상투적인 행사로 끝날 것 같았던 이번 행사는 행사에 참석한 아이들이 편지를 보내고 이 행장이 답장을 하면서 직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보수적인 조직으로 대표되는 은행의 수장이 직접 손 편지를 작성하는 모습에 직장에 대한 뿌듯함을 느낀다는 직원들의 반응이 나온 것.
농협은행 한 직원은 “내가 행사에 참석하지는 못 했지만 은행장이 직접 내 아이에게 손 편지 써 준다면 근무하는 보람을 느낄 것 같다”며 “근무하는 데 보람을 느끼면 그게 좋은 직장이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한편 CEO가 직원을 배려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은 여타 은행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이달 “무엇보다 직원들이 행복한 은행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며 직원들과 ‘치맥’과 함께 영화를 같이 보는 행사를 가졌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지난 10일 직원들과 서울 남산 자연생태길을 걸으며 소통과 직원들의 건강을 같이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CEO가 활발한 소통의 기회를 갖는 것이 조직문화 혁신의 첫 걸음”이라며 “근무하기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것도 생산성 향상에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