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이 수시에 지원할 때, 가장 걱정하는 점은 내신 성적에 대한 부분이다.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는 대입의 특성상, 수시에서는 상향 위주의 지원전략을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러다 보니 내신 성적에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수시 지원을 포기할 수는 없다. 부족해 보이는 내신을 극복할 방법이 있을까?
◇일부 교과만 반영하는 대학= 많은 대학이 내신 성적을 평가할 때에는 지원한 모집단위에 따라, 인문계는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교과의 수강과목을, 자연계는 국어, 수학, 영어, 과학 교과의 수강과목을 바탕으로 한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본인의 내신 성적을 계산할 때, 각 수강과목의 평균 등급만을 산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화여대와 중앙대 같은 일부 대학들은 논술 전형 등에서 수강과목 중 성적이 좋은 몇몇 과목만을 뽑아서 수험생의 성적을 평가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내신 성적 산출 방식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단, 이처럼 좋은 성적만을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은 나에게만 유리한 것은 아닐 수 있다. 서울여대는 2018학년도까지 인문계열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교과의 전 과목을, 자연계열은 국어, 수학, 영어, 과학 교과의 전 과목을 반영했지만, 2019학년도부터 일부 과목만을 반영하는 것으로 내신 산출 방법을 변경했다.
이때, 모집단위별 합격자 학생부 등급의 평균은 2018학년도에는 2.7등급에 머물렀지만, 2019학년도에는 1.9등급으로 상승했다. 서울여대를 비롯해 가천대, 한국항공대와 같이 학생부교과전형에서도 일부 과목만을 반영하는 대학의 경우에는 대학이 발표한 과거 년도 입시 결과를 확인하고, 이를 나의 대학별 성적과 비교해야 한다.
◇내신 등급간 점수 차이를 확인하자= 대학은 내신 등급에 따라 일정 점수를 부여해 학생의 성적을 산출하는데, 이때 부여되는 점수는 대학별로 다르다. 예를 들어, 홍익대 논술전형의 경우 1등급은 100점, 5등급은 90점의 점수가 부여되며, 이 차이는 1등급 점수(100점)를 기준으로 10%의 차이가 난다. 하지만 중앙대 논술전형은 1등급에 10점, 5등급에 9.84점을 부여해 그 차이가 1.6%에 머무른다. 두 대학 모두, 논술전형에서 일부 교과만 반영하기 때문에 내신 성적의 영향력이 작은 편이지만, 중앙대의 경우 더욱 작은 내신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대학이 설정한 등급간 점수차이로 인해 내신에 따른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원 대학을 결정할 때에는, 이 점 역시 고려해야 한다.
◇내신 미반영 대학은= 내신 성적은 학생들의 학업역량 뿐 아니라 전공 적합성, 발전 가능성 등 여러 평가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시 전형에서 활용된다. 하지만 몇몇 전형의 경우에는 이 성적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건국대와 연세대 논술전형은 논술 성적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또, 한양대 논술전형은 학생부가 20%가 반영되지만 내신 성적이 아닌 출결, 수상경력, 봉사활동 등을 참고해 학생의 학교생활 성실도를 중심으로 종합 평가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평가팀장은 “내신 성적은 수시 전형에 있어, 매우 중요한 평가요소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내신에 자신 없는 경우, 정시에 집중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학의 내신 평가 방식, 수능최저학력기준의 설정 등에 따라 비교적 낮은 내신으로도 지원 가능한 대학들이 있으므로, 나에게 유리한 대학과 전형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