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총수(동일인) 지정 과정에서 가족 간 잡음이 노출된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상속과 관련해 가족들과 다양한 협의를 진행중에 있으며, 잘 진행되고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5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대한항공 미디어 간담회에서 "선대 회장은 항상 가족간에 화합을 통해 회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며 "가족과의 협의가 현재 완료됐다고 말할 순 없지만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더 이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결과를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지난달 '2019년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하려고 했으나 한진그룹이 정해진 기한까지 차기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한진가 내부 갈등을 외부로 드러난 바 있다. 공정위는 한진그룹이 내부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직권으로 조원태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내부 의사합치가 되지 않아서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 했기 때문에 공정거래법 14조 4항에 따라서 직권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조원태 회장이 공정위에 의해 동일인 지정 사태를 마무리했지만, 한진그룹이 내부에서 차기 총수를 누굴 세울지 정리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딸들인 조현아, 현민씨 등이 조원태 회장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만 지배하면 대한항공 등 나머지 주요 계열사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는데, 한진가의 한진칼 지분 28.8%에서 17.84%는 조양호 전 회장 소유로 돼 있다.
조원태 회장의 지분은 2.34%밖에 되지 않아 남매인 조현아(2.31%), 조현민(2.30%)씨 등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진에어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제재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요구한 사항에 대해서는 현재 모두 충족시킨 상태이며 국토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회장은 1∼3일 IATA 서울총회 의장에 선출되며 한진그룹 회장으로서 공식 데뷔를 했다.
이뿐만 아니라 IATA 최고 정책심의·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BOG) 위원과 글로벌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회장단 의장에도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