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득증빙 안되면 대출 받기 어렵죠. 특히 학생 이름으로 대출받기가 상당히 어려워 졌어요”
문재인 정부 들어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출 현장에서 뛰는 한 대출중개인은 이같이 말했다. 5월말 법원 앞에서 만난 대출중개인 이모씨는 대출중개업무만 10년 넘게 종사해온 인물이다.
그는 먼저 “요즘 대출중개업이 많이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을 사려는 이들이 많이 줄어든 영향”이라며 “그동안 지금처럼 강도 높은 대출 규제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강화된 대출 규제로 대출 현장이 어떻게 달라졌냐는 질문에는 “전에는 소득 증빙이 안 되는 학생들 명의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이들이 많았다. 이제 학생이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부모가 차주로 나서지 않는 한 어렵다”며 “카드사용금액이나 건강보험료 등 추정소득으로 소득증빙을 할 수 있지만 학생의 카드 사용액이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상환능력에 맞게 돈을 빌리는 대출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현장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다만 일부 대출규제는 우회대출 방법이 성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부는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에 따라 각각 주택담보비율(LTV)을 40%, 60% 제한하고 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매매사업자 또는 법인 신청을 통해 LTV한도를 최고 90%까지 받는 수법이다.
이씨는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에 주택이 있으면 기본적으로 대출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도 대출이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업자 등록을 권유하고 있다”며 “8.2 대책으로 임대사업자가 많이 늘었지만 이제는 임대사업자 대신 매매사업자로 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인으로 매매사업자를 등록할 경우 건물가의 80%까지 대출이 나오고, 여기에 건물을 신탁할 경우 10% 추가 대출이 나온다”며 “법인으로 전환하면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배당과 비용처리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다. 세금문제와 잘 비교해 법인 등록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9월 3만7221명이던 매매사업자는 올해 3월말 4만4743명으로 14% 넘게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개인 매매사업자가 16% 늘어나는 사이 법인 매매사업자는 23% 증가했다. 은행 대출 규제가 없는 법인 매매사업자가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이 씨는 이달 17일부터 제2금융권에 DSR 규제가 도입될 경우 법인 매매사업자로 전환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정부가 대출 규제를 내놓으면 거기에 맞는 우회대출 상품이 1~2달 있다 나온다”며 “대출 수요가 있고 금융사도 돈을 벌어야 해 찾아보면 우회대출 방법은 많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은행권에서는 매매사업자로 전환한다고 해서 대출이 다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는 현재 운용자금에 대해서만 대출 규제가 없고, 시설투자 자금에 대해서는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며 “법인 사업자만 대출규제가 없는 것”이라고 추가로 설명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