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사라지는 차선’ 원흉은 차선도색 부실시공

‘밤이면 사라지는 차선’ 원흉은 차선도색 부실시공

기사승인 2019-06-04 14:14:19


해가 지고 비까지 내리면 운전자 시야에 보이지 않는 불량 차선을 도색한 차선도색 업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차선도색 건설업체 대표 A(40·여)씨 등 20명과 무면허 하도급 업자 B(54)씨 등 9명 등 총 29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의 차선도색 부실시공을 묵인하고 준공검사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허위공문서작성)로 전주시 소속 공무원 C(3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건설업자들은 지난해 전주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발주한 차선도색공사 24건(21억원 상당)을 수주, 차선도색 공사에 들어가는 유릿가루를 적게 섞는 수법으로 자재비를 부풀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차선도색 시공 능력도 없이 공사를 낙찰 받은 원청업체들은 하도급대가로 공사비의 30~40%(6억2000만원 가량)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 등 원청업체들은 ‘도장공사업’ 관련 면허만 있고, 도장기기 등 장비와 인력, 기술 등이 없어 차선도색 공사를 낙찰 받고도 직접 시공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공 능력도 없는 원청업체로부터 하청을 받은 업체 B씨 등은 실제 공사비의 60%만으로 공사를 진행, 자재비를 줄여 날림 공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이들은  야간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위해  차선에서 반사 빛을 내기 위해 들어가는 유릿가루를 도색 페인트에 적게 섞고 값싼 자재를 사용해 원가를 낮춰 공사를 진행했고, 공사를 끝낸 지 6개월도 안된 도로는 ‘재시공’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전주의 한 초등학교 앞 신설도로가 휘도측정 없이 준공됐다는 부실시공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이들을 검거했다.

경창 관계자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도로 차선도색, 교통 시설물 공사 등에 범죄는 무관용을 원칙으로 지속적으로 적극적 수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

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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