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신설’이 제기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53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양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개막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개막공연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속에서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의 바로 오른편에 앉아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월12일 최고인민회의 참석 이후 오랫동안 모습이 보이지 않아 ‘근신설’, ‘건강이상설’ 등이 제기됐다.
이날 공연에는 리마건, 박광호, 리수용, 김평해, 최휘, 안정수,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박성태 최고인민회의 의장, 조용원.리영식 당 제1부부장, 현송월.권혁봉.장룡식 당 부부장 등이 자리했다.
또 일각에서 숙청설이 제기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도 모습이 포착됐다. 김 부위원장은 북미 대화국면에서 대미 협상을 총괄해왔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자 책임을 지고 혁명화 조치, 즉 강제노역 및 사상교육을 받는 처벌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2일 열린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 당선 군부대들의 공연에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처형 의혹에 휩싸였던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도 살아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CNN은 4일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의 가장 큰 신문이 총살됐다고 한 북한 외교관이 구금된 채 살아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워싱턴포스트가 “서울 한 신문이 북한의 고위급 핵 협상가 김혁철이 미국과의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얼마 되지 않아 처형당했다고 보도했다”면서도 “익명을 요구한 미국과 아시아 당국자, 외교관들은 해당 기사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하거나 신중함을 표했고, 심지어 노골적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조선일보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충격받은 김 위원장이 대대적 숙청을 진행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며 “김영철이 해임 후 자강도에서 강제 노역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김 대미 특별대표가 지난 3월 처형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 주요 인사들에 대한 숙청설이 오보로 판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음란물 제작’ 혐의로 체포돼 총살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