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 시행 이후 광화문, 강남역 삼성타운 등 대기업 밀집지역의 야간 인구가 최고 4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주52시간제 적용대상이 확대될 경우 인근 상권의 매출감소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농협은행이 7일 발표한 ‘주52시간제 이후 고객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밀집지역의 야간 인구가 주52시간제 시행 이후 30~40% 감소했다.
해당 보고서는 농협은행이 주52시간제 관련 인구의 이동성, 소비활동이 금융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각종 사회 인프라 자료와 농협은행 내부 자료 등을 바탕으로 분석해낸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광화문-종로3가, 강남역 삼성타운, 역삼역 주거지역 일대의 야간인구는 지난해 대비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먼저 광화문-종로3가 일대 올해 3월과 지난해 3월의 야간인구를 비교해 보면 ▲광화문 교보인근 오피스가 2.0만명 → 1만2000명 ▲세종문화회관 인근 오피스가 1만6000명 → 1.0만명 ▲종각~종로2가 상가 1만3000명 → 1만2000명 감소했다.
대표적인 오피스 거리로 평가받는 광화문 일대 야간인구가 주52시간제 시행 이후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 삼성생명, 심성화재가 있는 강남역 서남지역의 야간인구 역시 1년간 7100명 → 4500명으로 줄어들어 이러한 현실을 뒷받침한다.
반면 역삼역 인근 주거지역인 개나리아파트 단지, 푸르지오 등 영동세브란스 입구 직전의 아파트 단지의 야간인구는 약 10% ~ 40% 수준 증가했다. 오피스 거리에서 빠르게 퇴근한 인구가 주거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광화문 일대는 18시 이후로 매시각대별로 약 20%정도씩 체류자가 감소했으며, 버스 스마트카드 데이터 또한 세종로 사거리에서 시간대별로 10~13%씩 인구 유출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52시간제에 따른 생활 변화는 카드 결제 내역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NH카드의 같은 기간 결제내역 자료를 보면 배달음식과 모바일게임의 결제액이 1년 사이 각각 98% 23% 증가했다. 특히 증가한 매출의 야간 결제 비중도 각각 55%, 36%에 달했다. 레저활동의 결제액도 96% 증가했으며, 이중 야간결제 비중은 46% 수준을 보였다.
보고서는 “오피스 인근 상권 식음료업종의 결제액이 하락하고, 거주지에서의 모바일 결제가 증가하고 있다”며 “모바일 결제 관련 마케팅 활동이 주거지와 연계되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현재는 전체 사업장 중 14%에만 적용되는 주52시간제가 향후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적용이 확대될 경우 인구 이동이 심화될 수 있으며, 오피스 인근 상권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