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되는 현대重·대우조선 사태 …이동걸 산은 회장 '침묵' 일관

악화되는 현대重·대우조선 사태 …이동걸 산은 회장 '침묵' 일관

기사승인 2019-06-11 05:00:00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사태에 대한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에 ‘(산업은행 회장)직을 걸겠다’고 약속한 이 회장은 노조와 지역사회의 강한 반발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무대응’ 행보를 유지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0일 마포혁신타운 착공식에 참석한 이후 대우조선 노조가 매각 철회를 요구하며, 현대중공업의 실사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관리부실을 지적받아온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고, 조선업을 빅2체제로 개편하는 ‘빅 픽쳐’를 그려왔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18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본계약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 최대 주주가 되고,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로 출범하는 조선통합지주회사의 2대 주주가 된다.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을 넘기고, 조선산업이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으로 양분되는 형태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은행의 계획은 초기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을 두고 재벌 특혜의혹이 제기된 것은 물론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를 반대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대우조선 노조 역시 매각 철회를 요구하며 현대중공업의 실사를 가로 막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시민사회단체들까지 합세해 대우조선 재벌특혜 매각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심지어 현직 국회의원인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대우조선 매각이 재벌 경영권 승계에 이용될 경우 “산업은행은 결국 장기적인 기업 발전이 아니라 편법적인 재벌 경영 승계를 도와주는 꼴이 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를 통한 지주개편 작업이 이처럼 난항을 겪고 있지만 산업은행은 “노사의 문제일 뿐”이라며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 회장 역시 침묵으로 일관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물적분할 등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산업은행의 이러한 ‘무대응’은 조산산업의 구조조정을 주도해온 주체로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사의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지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돼 이 회장과 산업은행의 침묵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결정으로 사회갈등이 폭발했는데 은행 문제가 아니라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국책은행의 자세로 적절하지 않다”며 “산은이 출범할 조선통합지주회사의 2대 주주로 참여하기 때문에 산은의 방관은 책임 회피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이 이번 문제의 주체로서 뒤에 있기 보다는 앞으로 나와 노조와 지역사회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펼쳤어야 한다”며 “이러한 사회갈등은 앞으로 출범할 조선통합지주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의 지주개편 작업이 종료되는 데로 주식교환을 통해 대우조선 매각을 마무리 하겠다는 계획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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