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청 장기실종 전담팀의 끈질긴 수사와 노력으로 지난 1973년 헤어져 생사도 알지 못하고 살아왔던 모녀(母女)가 44년 만에 눈물로 해후했다.
12일 전북경찰청 로비에서는 44년 만에 극적으로 다시 만난 어머니와 딸의 만남에 행복한 눈물바다를 이뤘다.
경찰의 도움으로 잃어버린 딸을 다시 찾은 어머니는 서안식(69)씨. 미국에서 어머니가 애타게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온 조미선(46·Maelyn Ritter)씨는 어머니 품을 꼭 껴안았다.
반세기 가까운 44년 세월, 오매불망 딸과 조우를 꿈꿔왔던 서씨가 딸과 헤어진 때는 1973년. 당시 어려운 가정형편에 산후통으로 친정에 몸을 의탁했던 서씨는 산후조리를 마치고 다시 집에 돌아와서야 딸 둘의 해외입양을 알게 됐다.
이번에 다시 찾은 미선씨 위로 아들과 큰딸 선화(48)씨를 두고 산후조리를 위해 친정을 찾았다가 돌아와 보니 남편이 한마디 상의도 큰딸과 작은딸을 해외입양 위탁기관에 맡겼다는 얘기를 듣고 가슴을 치고 통곡할 수밖에 딸들을 다시 찾을 방도가 없었다.
그길로 집을 나온 서씨는 남편을 내치고 아들과 단둘이 살았다. 그 후로 남편과 아들도 세상을 떠나보낸 서씨는 생이별한 딸들을 찾기 위해 2017년 경찰을 찾았다.
노모의 안타까운 사연에 경찰은 백방으로 수소문, 둘재 딸 미선씨가 맡겨졌던 전주영아원 기록을 통해 1975년 미국 시애틀로 입양된 사실을 확인됐다.
기록을 통해 미선씨의 영어이름 맬린 리터(Maelyn ritter)를 알게 된 경찰은 페이스북으로 시애틀에 거주하는 동명인에게 메시지를 보내 입양 여부를 물었고, 유전자검사를 통해 확실한 모녀관계로 밝혀졌다.
경찰의 도움으로 둘째 딸을 찾은 서씨는 첫째 딸 화선씨도 꼭 다시 찾아 미선씨에게 언니를 만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지금도 애가 탄다.
서씨는 “둘째 딸 미선이를 다시 만나 기쁜 마음과 함께 큰딸 선화도 꼭 다시 만나고 싶다”며 눈물을 훔쳤다.
전북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어머니를 다시 찾은 미선씨의 사연을 널리 알려, 첫째 딸 화선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가족의 완전한 만남을 적극 도울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주=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