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올해 초 법정관리에 넘어간 ‘화승’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다는 금융당국의 감사결과가 나왔다. 

13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5일까지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모펀드(PE) 관리실태 특정감사’ 결과 총 12개의 지적사항이 제기됐다. 

앞서 산업은행은 2015년 KTB PE와 손잡고 'KDB-KTB HS PEF'를 설립, 2463억원 규모 자금을 투입해 르까프·케이스위스·머렐 등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를 유통하는 화승 지분 100%를 확보했다. 

산업은행은 당시 선제적 구조조정 차원에서 화승을 인수한 것으로 설명했으나, 이후 화승의 매출액은 2015년 3047억원에서 2년 새 2673억원까지 줄어들었다. 반대로 영업손실액은 38억원에서 256억원으로 늘어나며 화승은 올해 초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금융위는 화승의 법정관리로 불거진 산업은행의 사모펀드 관리 실태에 대한 책임 여부를 살피기 위해 산업은행 PE 관리실태에 대한 특정감사에 돌입했다.

금융위는 감사결과 ▲‘KDB-KTB HS PEF’의 대표펀드매니저 및 핵심운용인력 운용이 부적정하다며 ‘주의’조치를 내렸다. ▲경영권을 취득한 경영참여형 PEF 투자시 전문경영인 확보가 필요하다는 ‘통보’도 전달했다.

또한 ▲PEF 운용 인력의 전문성 강화 필요 ▲PEF 업무집행사원간 협약서 조항 관리 철저 필요 ▲연결재무제표작성시 지분법 투자주식 관리 소홀 ▲내부통제 구축 및 운영 미흡 ▲리스크기반 성과평가 체제 강화 필요 등의 사안에 대해 무더기 ‘개선’을 요구했다.

여기에 ▲PEF 투자의사결정시 투자대상자산 가치평가 미흡 ▲PEF 투자의사결정시 투자대상자산의 위험요소 평가 미흡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를, ▲PEF 투자기업의 수익인식 회계처리 오류에 대한 산업은행의 사후관리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내렸다. 특히 ▲투자자산의 공정가액 평가가 소홀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주의’와 함께 ‘문책’이 조치됐다.

금융위는 이같은 감사결과를 산업은행에 전달했으며, 산업은행이 오는 28일 까지 감사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산업은행은 감사결과에 따라 자체적인 징계 등 후속조치에 나서야 한다.

한편 회생법원도 산업은행의 화승의 부실경영에 산업은행의 책임이 크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지난 2월 회생법원은 산업은행의 대표채권자 지위를 박탈하고, 대표채권자 지위를 엠에스에이로 넘겼다. 산업은행의 부실경영 책임이 있다는 채권단의 요구를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법원에 이어 금융당국 역시 산업은행의 화승 관리가 미흡했다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산업은행은 화승의 부실에 따른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