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에 팩스와 수작업 ‘왠말’...금감원 보고시스템 원성 자자

AI시대에 팩스와 수작업 ‘왠말’...금감원 보고시스템 원성 자자

기사승인 2019-06-20 05:00:00

AI(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능형 금융감독 정보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금융감독원의 금융정보교환망(fines)이 아직까지 팩스와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도 교환망의 개선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개선을 미루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을 대상으로 금융정보교환망의 ‘금융거래정보 전산입수시스템’을 개선해 달라는 금융사의 민원이 제기됐다. 금융거래정보 전산입수시스템은 금감원이 은행이나 증권사를 대상으로 검사 등을 목적으로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할 경우 이를 보고받는 시스템이다.

금감원에 제기된 민원을 보면 먼저 현재 팩스(FAX)로 전달되는 정보제공 요구서를 전산화해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팩스의 경우 요구서의 누락이 종종 발생해 금감원의 자료 요구시점을 맞추기 어렵다는 호소다. 

여기에 금감원이 요구한 자료를 금융정보교환망에 사람이 일일이 입력하는 현재 시스템을 시스템과 시스템간 전송방식으로 전환해 달라는 요구도 제기됐다. 아무래도 사람이 하나씩 자료를 입력하다보면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안은 금감원과 금융사 양측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감독 서비스의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끝내 거절됐다. 금감원이 금융정보교환망 개선이 어렵다고 손 사례를 쳐서다.

금감원의 거절 이유를 들어보면 원인은 예산에 있다. 금융사들의 요구를 반영해 교환망의 전산입수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개별 금융회사의 시스템에 대한 요구사항에 대해 전체의 합의를 이끌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며 “올해 배정예산 등을 감안 시 즉시 이행은 어렵다”고 밝혔다.

민간 금융사들은 금감원의 금융감독 서비스 품질을 위해 한해 2772억원의 감독분담금을 내고도 전산시스템의 낙후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예산이 너무 인건비와 경비에 치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금감원의 올해 예산 3556억원을 보면 총인건비와 경비가 2885억원을 차지했으며, 사업예산은 292억원에 불과했다. 여기에 감사원도 금감원의 총인건비를 두고 간부직 비율이 너무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현재 인건비 감축을 위해 간부직 비율을 조정 중이다.

한편 금감원은 “현행 금융정보교환망에 대한 효율성,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한 요구사항은 지속적으로 검토해 필요시 추가적으로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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