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급 청각장애인 A씨는 지난해 안산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았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이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정부의 복지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대출금 연체로 휴대전화마저 정지된 그에게 상담사의 한 마디는 캄캄한 어둠을 밝혀주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안산시 ‘찾아가는 서민금융 상담’에서 A씨를 만났다. 이날 이계문(사진)원장 겸 위원장은 서민금융진흥원 종합상담사와 신용회복위원회 상담사와 함께 안산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일일상담을 진행했다. 수화통역사와 함께 센터를 방문해 수화로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는 A씨의 심정은 절박했다.
A씨는 생계를 잇기 위해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했다. 일용직 근로는 장애로 인해 늘 취업이 어려웠던 그에겐 몇 안 되는 선택지 중 하나였다. 50만원 남짓 되는 월급으로는 월세와 식비를 대기에도 벅찼다. 또 소득이 들쑥날쑥 하다 보니 의지할 수 있는 건 고금리 대출뿐이었다. 카드사 두 곳에서 받은 대출이 연체되면서 휴대전화 요금마저 내지 못했다.
이 원장과 서민금융진흥원 종합상담사는 A씨를 돕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했다. 우선, A씨가 기초생활수급 지원대상자임을 확인하고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을 통해 주민센터에 생계·주거급여를 신청했다. 이를 통해 A씨는 주거급여 지원 대상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통신요금과 지방세까지 감면받을 수 있었다. A씨는 또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통해 연체 중이었던 카드사 대출 부담도 덜 수 있었다. 약 2000만원의 대출금의 53%를 감면 받아 월 상환 부담을 10만원 정도로 줄였다.
이계문 원장 겸 위원장은 “직접 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상담을 하다보면 지원제도를 잘 몰라서 오랜 시간 고통 받는 분들이 많아 안타까웠다”면서 “서민들이 계신 곳을 직접 찾아가 지원제도를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진흥원과 신복위는 찾아가는 서민금융 상담뿐만 아니라 지역 자활센터, 서민금융회사, 지자체 등과 협업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중심의 서민금융 네트워크도 구축 중이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