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업체들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정비사업을 수주했지만 ‘반쪽 수주’ 논란에 휩싸였다. 정비 기간과 범위가 대폭 축소된 영향이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바라카원전 운영사인 '나와(Nawah) 에너지'는 한수원·KPS 컨소시엄과 ‘장기정비사업계약’(LTMSA·Long-Term Maintenance Service Agreement)을, 두산중공업과 ‘정비사업계약’(MSA·Maintenance Service Agreement)을 각각 체결했다.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계약은 한수원이 건설한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에 대해 유지보수와 공장정비를 수행하는 사업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날 “세계에서 유일하게 APR1400 운영 경험을 가진 팀코리아가 정비사업에 중요한 역할을 해 바라카 원전의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운영에 기여하게 됐다”며 “앞으로 팀코리아의 사업 참여가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들여다보면 당초 예상과 상당부분 어긋난다.
한수원은 발전설비 정비업체인 한전KPS와 컨소시엄(팀코리아)을 꾸려 바라카원전 정비사업계약을 ‘통수주'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정비서비스 계약기간은 당초 예상된 10∼15년에서 5년으로 줄어들었다. 양사 합의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지만 연장 가능성은 현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계약형태가 단독 수주에서 복수 수주로 전환되면서 미국 얼라이드파워나 영국 두산밥콕 등이 일부 정비사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 수주금액도 2조∼3조원(추산액)에서 수천억원대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결국 이번 계약을 일괄·단독 수주라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원전을 건설했지만 정비사업의 일괄·단독 수주를 놓치며 '반쪽 수주'에 그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