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나 대표가 동의한 국회 정상화 합의안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의해 불발됐기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함께 비공개 회동을 갖고 나서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비롯한 국회 정상화 합의문을 전격 발표했다.
여야 3당 원내대표 간에 합의에 따라 국회 정상화 기대가 높았으나, 합의안은 마련 2시간만에 무효화 됐다.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합의안 추인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합의문에 대해 의원님들 추인을 조건으로 합의했다”며 “이 합의문에 대해 의원들 조금 더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사 표시가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저희 당에서는 추인이 어렵다는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합의안에 담긴 패스트트랙 법안을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문구가 그동안 고수해온 ‘합의 처리한다’는 입장과 배치된다는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원내대표가 가져온 합의안이 신통치 않다는 평가다. 특히 이러한 불만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원내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투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불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안을 두고 나 대표와 황교안 대표간의 내부 권력싸움이 벌어졌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합의를 번복하는 것은 제1야당, 공당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원내의 나 원내대표와 원외의 황교안 대표간 싸움의 결과라고 들었다”며 “소꿉장난도 아니고, 당내 헤게모니 싸움을 이유로 해서 합의를 번복하는 것은 공당으로서의 기본 자격도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님들은 다시 한 번 저에게 힘을 가지고 합의를 다시 해달라고 말씀하셨다. 결국 의총에서 부결시키는 것이 더 큰 힘을 가지고 합의할 수 있다고 의원님들이 저에게 더 큰 권한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리더십 논란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