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가 밀집돼 있는 학세권 아파트가 부동산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주택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자녀를 둔 3040세대의 학부모 수요자들이 주 수요층으로 부상해서다.
2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역삼자이(‘14년 4월 분양)’ 전용면적 84㎡의 평균 매매가 시세는 현재(6월) 18억2500만원이다. 이는 1년 전(16억7500만원) 가격 보다 약 1억5000만원 상승한 것이다.
이 단지는 인근에 도성초, 진선여중, 진선여고를 걸어서 통학할 수 있고 이외에도 도곡초, 역삼중, 휘문고 등 학교들이 밀집되어 있다. 반면 같은 강남구지만 학교들과 떨어진 곳에서 같은 시기에 분양한 ‘A’ 아파트 동일면적의 경우 같은 기간 4000만원(15억3500만원→15억750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수성 롯데캐슬 더퍼스트(‘2013년 5월 분양)’ 전용면적 84㎡는 지난 1년간 3500만원(7억1500만원→7억5000만원)이 오른 반면, 같은 수성구에서 같은 시기에 분양한 ‘H’ 아파트 동일면적의 경우 500만원(4억원→4억50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모든 단지의 경우 동서초, 신명여중, 남산고 등 학교들이 밀집돼 있지만 후 단지의 경우 반경 약 600m에 초교 한 곳만 위치해 있다.
뿐만 아니라 거래량에서도 교육환경에 따라 편차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부산에서도 학군이 손꼽히는 동래구 온천동의 지난 1년간(2018년 5월~2019년 5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27건으로 동래구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다음으로 거래량이 많은 사직동(289건), 안락동(237건)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자녀가 있거나 자녀 계획이 있는 3040세대가 주택시장을 선도하는 주 수요층으로 부상하면서 교육여건이 좋은 단지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초·중·고교가 단지 가까이 위치해 있는 경우 비교적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고, 인근에 유해 시설이 적어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분양시장에서 이러한 단지들의 인기는 매우 높게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대구광역시 북구에서 분양한 ‘대구 복현 아이파크’는 1순위 평균 280.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인근 복현초·중, 명진고 등 학세권 입지를 갖춰 높은 인기를 얻었다. 또 지난해 10월 광주광역시 동구에서 분양한 ‘계림3차 두산위브’의 경우 1순위 평균 94.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역시 인근 초·중·고교가 밀집돼 있는 학세권 단지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교육여건은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주택을 구매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인 만큼 대기수요가 많아 환금성이 높고, 집값도 높게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 주변은 유해시설이 비교적 적어 학습 분위기가 좋고,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장점까지 갖춰 앞으로도 꾸준히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인근에 초·중·고교가 밀집된 입지에서 새 아파트가 공급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6월 대구광역시 수성구 황금동 일대에서 ‘힐스테이트 황금 센트럴’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1층~지상 30층, 9개동, 전용면적 75~84㎡ 총 750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황금초, 황금중을 도보로 통학할 수 있으며 대구 8학군으로 꼽히는 경신고, 대구과학고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대림산업 자회사 삼호는 7월 서울시 은평구 응암동 일대에서 응암 제4구역 재건축사업을 통해 ‘e편한세상 백련산’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15층, 8개동, 전용면적 59~84㎡ 총 358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면적 84㎡ 120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연은초, 영락중 등을 도보로 통학할 수 있으며 충암초(사립)·중·고와 명지초(사립)·중·고 등이 가깝다.
GS건설은 6월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일대에서 ‘서초그랑자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9개동, 총 1446가구 규모로, 일반분양은 전용면적 59~119㎡ 174가구다. 서초고, 양재고, 서울고, 은광여고 등이 인근에 있는 8학군 지역에 속하며, 서이초, 서운중 등은 걸어서 통학할 수 있을 만큼 가깝다. 대치동 학원가가 가까운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