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내부 행사에서 여성 당원들이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춤을 춰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성인지 감수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전날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019 한국당 우먼 페스타’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내년 총선을 겨냥해 '남녀성별전쟁 아웃(OUT)', '여성 공천 30% 달성', '여성의 힘으로 정치개혁' 등을 다짐하며 여성당원들간의 결속력과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황 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청년 친화정당’뿐만 아니라 ‘여성 친화정당’을 만들어가려고 하는데, 여러분들 여기에 동참해 주시겠나. 여러분들이 하셔야 우리가 여성 친화정당이 되는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연단에 서서 “엉터리 선거법 말고 여성 30% 공천을 의무 규정으로 (선거법을) 바꾸겠다”며 “매번 권고 규정이라고 하는데 제가 두 눈 똑바로 뜨고 볼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제는 전국 14개 시·도당 당협위원회가 준비한 장기자랑에서 발생했다. 경남도당팀 참가자 일부가 노래를 부르다가 퍼포먼스 마지막에 무대를 등지고 돌아서서 바지를 벗고, ‘자유한국당 승리’라는 글자가 적힌 흰색 속바지를 드러내며 엉덩이춤을 췄다.
여성 친화정당을 만들자고 열린 이날 행사에서 이 같은 모습은 이후 내외부의 비판을 불러왔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당에서 그것도 여성위원회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성인지감수성 제로의 행위까지 (나왔다)”며 “국회를 이렇게 멈춰 놓은 채 여성당원 바지 내리고 엉덩이 보여주는 공연에 박수치고 환호하는 당신들 도대체 뭐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도 “여성중심 정당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여성을 도구로 당의 승리만을 목표로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한국당의 성인지 수준이 연이은 막말논란에서도 수차례 드러났지만 오늘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 대한 비난은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울고 싶다. 저만 느끼는 허탈감인가, 안에서는 선별적 국회 등원이라는 초유의 ‘민망함’을 감수하면서 입에 단내가 나도록 싸우고 있는데 밖에서는 ‘철 좀 들어라’라는 비판을 받는 퍼포먼스를 벌여야 했나”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은 논란이 확대되자 해당 사건을 ‘돌발적 행동’으로 해명했다.
자유한국당은 입장문을 통해 “해당 퍼포먼스는 사전에 예상치 못한 돌발적 행동이었으며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며 “이런 논란으로 행사의 본질적 취지인 여성인재 영입 및 혁신정당 표방이라는 한국당의 노력이 훼손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