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주력 소비층으로 성장하고 있는 X~Z세대를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핀테크 업체인 토스와 신한·국민 등 전통적인 형태의 은행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이들의 경쟁은 금융 플랫폼을 두고 젊은층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집중되고 있다.
토스는 젊은층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재미와 실용성을 갖춘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나왔다 하면 네이버 검색어 랭크를 온통 도배하는 ‘행운퀴즈’다. 토스 행운퀴즈는 토스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돈을 상금으로 걸고 퀴즈를 만들어 정답을 맞춘 사람들에게 당첨금을 지급하는 서비스다.
토스는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퀴즈문제를 만들고 소소한 당첨금을 지급함으로써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과 동시에 젊은층의 플랫폼 유입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토스가 28일 출제한 해외여행보험 문제는 퀴즈 참여자가 25만여명을 넘어갔으며, 이전에 출제된 ‘토스 아파트관리비(17만명)’, ‘토스 아이적금(10만명)’도 10만명이 넘는 참여자를 보였다.
은행은 풍부한 자금력에 걸맞게 ‘아이돌’을 내세워 젊은층을 공략했다. 국민은행(방탄소년단, BTS)과 우리은행(블랙핑크) 등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도 워너원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젊은층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은행들의 아이돌을 내세운 마케팅은 팬덤 문화를 이용해 토스보다는 좀 더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홍보모델인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활용해 ‘KB X BTS’ 적금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상품은 판매가 종료되기까지 27만 좌 넘게 판매되며, 2340억 원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아이돌을 단순한 홍보모델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돌의 팬을 고객으로 흡수하는데 성과를 거둔 것이다.
여기에 국민은행은 방탄소년단을 내세워 자사의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KB스타뱅킹’ 광고를 선보이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1000만뷰가 넘는 조회수를 달성하며 은행권 아이돌 마케팅을 선도했다. 신한은행도 비슷한 시기에 워너원을 내세워 젊은층 공략에 나섰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모습에 자극을 받은 우리은행도 블랙핑크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아이돌 마케팅에 동참했다.
토스나 은행들의 젊은층 고객 확보 노력은 이들이 향후 금융거래의 핵심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한번 손에 익은 앱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소비자 특성에 따라 금융거래를 시작하는 젊은층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향후 다른 플랫폼 충성고객을 빼내 오기 위해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개최한 ‘국내 핀테크 산업 동향 세미나’에서는 “국내 10~20대 고객은 점차 특정 금융 플랫폼에 Loyal고객化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대 때 가입한 금융플랫폼이 20~30대로 성장한 이후 주 금융자산 관리 플랫폼으로 정착하는 추세이며, 20대 이후 타 금융앱 설치율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시간이 지나갈수록 은행과 핀테크의 구분이 어려워 질 것”이라며 “결국 플랫폼 장악력을 통해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경쟁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