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와 실적이 희비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그룹의 실질적인 주력 회사인 이마트를 비롯해 여러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과 주가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는 단순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 주요 계열사에 2~3대 주주 역할을 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손실을 입고 있다. 이는 국민혈세를 통한 노후자금 운용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에반해 건설 계열인 신세계건설은 실적이 반등했고 주가도 선방하고 있다.
◆ 이마트 주가·실적 추락, 신세계그룹주 하향세…대주주 국민연금 손실 확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가 최근 실적 부진으로 상장 이래 주가 흐름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마트의 주가(4월 27일 기준)는 14만2000원으로 1년 전 주가(25만6000원) 대비 44.53% 하락했다.
이마트의 주가 하락은 실적 부진과도 맞물려 있다. 올해 1분기 이마트의 매출은 4조5854억원으로 전년 분기(4조1065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이마트의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743억원, 6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59%, 44.06% 감소했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오프라인 할인점의 실적 금감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종금증권 양지혜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예상치 대비 크게 하회한 가장 큰 이유는 핵심 사업부인 오프라인 할인점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9.5%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분기도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어 ‘연속 어닝쇼크’가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연구원은 “이마트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대비 70% 감소한 160억원 규모로 추정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오프라인 할인점 기존점 성장률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5%에 그치면서 고정비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전문점의 영업손실 규모가 구조조정 영향으로 22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 유정현 연구원도 “이 회사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오프라인 할인점 수요 이탈을 상쇄할 만큼 온라인 사업의 성장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라며 “신세계와 이마트의 온라인 통합법인 SSG.COM의 성장률도 대략 10% 초중반 수준으로 온라인 시장 평균 성장률에 못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 외에도 신세계 계열사의 주가는 대체적으로 내리막길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을 주요 사업으로 두고 있는 신세계의 주가는 30만3500원으로 1년 전 주가(40만1000원) 대비 24.31% 떨어졌다. 이어 신세계푸드(-48.58%), 신세계I&C(-13.21%)도 하락했다. 신세계인터네셔널의 경우 1년 전 대비 주가가 6.94% 소폭 올랐으나 최근 3개월 간 주가는 31.01% 급락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주가 하락은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주력사 이마트에 10.01%, 신세계(14.02%), 신세계인터네셔날(9.99%), 신세계푸드(10.06%), 신세계I&C(10.01%) 등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을 제외한다면 대주주의 위치에 있는 셈이다. 즉 신세계그룹의 주가 하락은 국민연금까지 손실로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구조조정 문제로 인해 노사 간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이같은 악재에도 등기이사들(대표이사 포함)의 급여는 지난해와 올해 1분기 모두 전년 보다 증가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트레이더스 라는 점포가 2개 출점하는 등 하반기 실적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신세계건설, 실적 호조…주가 선방 후 상승세
반면 이마트의 자회사이자 신세계그룹 건설 계열인 신세계건설은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신세계건설의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은 약 2177억원, 영업이익 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64%, 272.43% 늘어났다. 이는 건설부문의 매출이 늘고 레저부문의 손실이 줄어들어서다.
신세계건설 건설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 2063억2100만원, 영업이익 64억5600만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1867억7300만원, 영업이익 35억3100만원) 대비 각각 10.46%, 82.83% 증가했다. 레저부문의 경우 올해 1분기 13억6300만원 영업손실을 내 전년 동기(-21억6300만원)에 비해 손실이 감소했다.
잇단 공공부문 사업 수주도 따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4월 ‘당진-서산 도로건설공사’의 대표사 자격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충청남도 당진시 합덕읍 운산리에서 서산시 운산면 갈산리 구간의 도로공사로 총 637억7000만원 규모다. 이밖에 올해 3월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제3공구 노반(건축) 신설 기타공사(201억)를 수주했다.
주가도 선방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의 주가는 6월 27일 기준 3만1400원으로 1년 전 주가(3만2350원) 2.93% 하락했으나 최근 3개월 간 주가는 6.08% 상승했다.
다만 내부거래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건설의 건설 수익 중 계열사 및 특수관계자를 통한 수익은 1307억3036만원으로 전년 동기(1096억5654만원) 대비 19.21% 늘어났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